'한국도우미' 폴란드가 일을 냈다. 예선전적 2패로 이미 탈락이 확정된 폴란드가 미국을 꺾고 한국의 16강 진출을 축하해줬다. 한국은 포르투갈을 1-0으로 물리치고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했지만 폴란드의 승리는 한국의 결승토너먼트행 '안전장치'로서 든든한 힘이 됐다. "친절한 한국민들에게 꼭 보답하겠다"던 폴란드 골키퍼 두데크의 약속이 지켜진 셈이다. 14일 대전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D조 마지막예선 미국-폴란드전에서 폴란드는 전반 초반 두 골에다 후반 1골을 추가하는 막판 투혼을 발휘, 미국을 3-1로 완파했다. 그러나 미국은 예선전적 1승1무1패의 기록에도 불구하고 포르투갈(1승2패)에 승점에서 앞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는 기쁨을 누렸다. 폴란드는 시종일관 미국을 압도했다. 갈수록 빗장수비는 견고해졌고 공격은 예리해졌다. 폴란드가 미국의 골문을 활짝 열어 제친 것은 전반 2분.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미국 수비가 걷어내다 흘리자 그동안 골맛을 보지 못했던 스트라이커 올리사데베의 오른발이 번쩍였다. 벼락처럼 발을 떠난 볼은 크로스바를 튕기더니 골문 안쪽으로 떨어졌다. 첫골이었다. 2분 뒤 대전월드컵 경기장은 다시한번 함성으로 뒤덮였다. 왼쪽측면을 파고들던 폴란드의 카시노비치가 문전을 쇄도하는 크리샤워비치에게 빠른 스루패스를 이어줬다. 왼발 인사이드 슛. 골은 방향을 잡지 못한 골키퍼의 왼쪽을 파고들며 골네트에 꽂혔다. 미국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은 세번째 쐐기골은 후반 19분 교체투입한 골잡이 제브와코프의 몫이었다.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골키퍼 정면에서 헤딩슛, 골네트를 갈랐다. 후반 18분 미국은 부진한 어니스튜어트를 빼고 젊은 피 코비를 투입하는 등 반격에 나섰지만 도노반이 한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한편 미국은 G조 1위 멕시코와 17일 전주에서 8강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이관우.홍성원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