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옥' 문턱까지 밀려 갔다가 가까스로 살아났다. 지난 5일 '우승후보' 프로투갈이 미국에 당했던 어이없는 패전의 쓴맛을 폴란드에게 그대로 당한 것. 미국은 포르투갈과의 첫 경기에서 전반 4분만에 선제골을 집어넣는 등 전반에만3골을 연달아 집어넣은 끝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승리를 거두며 쾌조의 스타트를끊었다. 그러나 9일 뒤인 14일 미국은 누구도 승리를 의심하지 않던 폴란드와의 최종전에서 경기 시작 5분만에 2골을 내주며 1-3으로 속절없이 무너졌다. 바로 포르투갈을 무너뜨렸던 속전속결 방식을 폴란드가 사용했다. 더구나 미국은 이날 같은 시간에 벌어진 한국-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후반 25분터진 박지성의 결승골이 없었으면 16강 탈락이라는 엄청난 참사를 당할 뻔 했다. 상대 선발 라인업이 최상이 아닌데도 마냥 당한 것고 비슷하다. 이날 폴란드는 골키퍼 예지 두데크와 수비의 핵 토마시 하이토 등 주전들을 대거 제외하고 앞선 두 경기에서 선발 출장하지 않았던 선수를 7명이나 선발 라인업에포함시켰지만 미국은 폴란드에게 일방적으로 밀렸다. 미국도 포르투갈과 대적할 때 플레이메이커 클로디오 레이나와 스타라이커 클린트 매시스가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투혼으로 이겼었다. 또한 당시 포르투갈의 수비진이 채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무너졌다 2골을 만회한 것처럼 이날 미국도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폴란드의 빠른 공격에 무릎을 꿇었으며 후반 전력을 다했지만 1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것도 닮은 꼴. 다만 다른 것은 포르투갈이 한국에 패하며 1차전 패배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16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미국은 한국이 이긴 덕분에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한 점이다. '공은 둥글고 승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격언이 새삼스럽다. (대전=연합뉴스)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