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탈리아전서 헤딩으로 선제골을 넣은 하레드 보르헤티(29)는 동갑내기 블랑코와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추는 멕시코산 '득점기계'. 자국의 프로축구 산토스 라구나에서 뛰고 있는 보르헤티는 99년과 2001년 2차례멕시코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월드컵 전까지 A매치 29회 출전에 10골을 터트리는 등 남다른 골감각을 갖고 있다. 수비에는 가담하지 않고 골문 앞을 어슬렁거리다 `잠자던 사자가 먹이를 낚아채듯' 페널티지역에서 힘들이지 않고 볼을 잡아 여지없이 득점으로 연결시킨다. 97년 2월 에콰도르와의 A매치 데뷔전에서 득점한 뒤 대표팀에서 별로 골맛을 보지 못하던 그는 멕시코가 2002한일월드컵 예선탈락의 벼랑 끝에 섰던 지난해 7월 미국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뒤 한층 물이 올랐다. 북중미 지역예선에서는 8경기서 6골을 뽑았다. 미국전 이후 블랑코와 함께 구세주로 떠오르면서 73년 동기생인 붙박이 투톱 팔렌시아를 밀어내고 주전을 꿰찼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에콰도르전 동점골을 포함해 2골을 기록, 스페인에서 뛰는 블랑코와 팔렌시아 대신 `국내파'인 자신을 중용한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비교적 단신인 멕시코 선수와 달리 185㎝의 장신인 보르헤티는 큰 키를 이용한타점 높은 헤딩슛이 일품이며 발재간도 좋아 정교하면서도 감각적인 슈팅을 날린다. 이날도 전반 34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센터링을 멋진 헤딩골로 마무리했다. (오이타=연합뉴스)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