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있는 자와 조급한 자의 대결.' G조 선두로 본선 진출이 사실상 확정된 멕시코와 크로아티아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13일 일본 오이타 월드컵경기장에서 '빅게임'을 치른다. 2승을 거둔 멕시코와 1승1패인 이탈리아는 같은 시간에 벌어질 크로아티아(1승1패)-에콰도르(2패)의 경기 결과에 따라선 승패와 상관없이 16강 동반 진출이 가능하다. 이탈리아는 마지막 3차전에서 승리해도 멕시코 크로아티아와 함께 2승1패로 동률이 될 수 있어 이기는 것은 물론 득점 수에도 신경써야 돼 무승부로도 만족할 수 있는 멕시코보다 부담이 크다.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수비가 무너진데 이어 알렉산드로 네스타 등 일부 선수들의 부상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것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전술상 변화를 요구하는 자국의 언론 요구에 단호히 '노(No)'를 선언한 조반니 트라파토니 감독을 봤을 때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파올로 말디니 등 4명의 수비수를 내세운 포백과 2명의 공격수를 내세우는 투톱 시스템이 그대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톱에는 크리스티안 비에리와 프란체스코 토티가 선발로 나올 가능성이 크지만 조별리그 2차전 후반에 투입된 필리포 인차기가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한결 여유가 있는 멕시코도 비기기 작전보다는 정면승부로 맞설 공산이 크다. 수비위주의 위축된 플레이가 오히려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헤수스 아레야노가 에콰도르와의 2차전에서처럼 볼배급을 맡고 이번 대회에서 골맛을 본 쿠아테모크 블랑코가 이탈리아 골망을 가르는데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