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불굴의 사자' 카메룬을 굴복시키고 결승토너먼트에 `연착륙'했다. 또 로이 킨의 돌연한 팀 이탈로 개막 직전 내홍을 겪었던 아일랜드는 약체 사우디아라비아를 가볍게 꺾고 조 2위로 16강에 합류했다. `전차군단' 독일은 11일 시즈오카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마르크 보데와 미로슬라브 클로세의 연속골로 카메룬을 2-0으로 꺾었다. 독일은 이로써 2승1무, 승점 7을 기록하며 E조 수위로 결승토너먼트에 올라 오는 15일 서귀포에서 B조 2위와 준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3경기 연속 골을 넣은 클로세는 개인통산 5골을 기록, 득점랭킹 선두를 지켰다. 카메룬은 전반 40분 독일 수비수 카르스텐 라멜로브가 퇴장당해 수적 우세를 보이고서도 클로세와 보데 `콤비'가 연출한 기습공격에 일격을 당한 뒤 만회하지 못하고 오히려 추가골을 허용, 1승1무1패(승점 4)로 탈락했다. 요코하마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아일랜드가 로비 킨의 선제골에 이은 개리 브린과 데이미언 더프의 연속 추가골로 이미 16강 탈락이 확정된 약체 사우디아라비아에 3-0으로 낙승했다. 조별리그 2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 동점골로 무승부를 기록, 기사회생했던 아일랜드는 결국 1승2무(승점 5)로 조 2위를 차지하며 1라운드를 통과, 16일수원에서 B조 1위와 16강전을 치른다. ◆ 독일 2-0 카메룬 전반 중반까지 카메룬의 정교한 패스플레이에 2~3차례 위기를 맞고도 골키퍼 올리버 칸의 선방으로 무사히 넘어간 독일은 전반 40분 수비수 카르스텐 라멜로브가 2회 연속 경고로 퇴장당해 힘겨운 승부를 예고했다. 독일은 그러나 숫적 열세를 탄탄한 수비와 기습 반격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짰고 후반 5분 선제골을 넣음으로써 한시름을 놓게 됐다. 득점랭킹 선두 미로슬라브 클로세가 미드필드 중앙에서 수비 3~4명을 달고 전진하다 옆으로 살짝 밀어준 볼을 후반 교체멤버인 보데가 골포스트를 보고 왼발 슛,선제골을 넣었다. 카메룬의 파상 공세를 잘 막아내던 독일은 후반 32분 상대 미드필더 파트리크수포가 2회 연속 경고로 퇴장당해 동등한 입장이 되자 2분만에 추가골을 엮어냈다. 미하엘 발라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볼을 클로세가 문전으로 뛰어들며헤딩 슛, 승리에 쐐기를 박은 것. 득점랭킹 클로세는 5골을 모두 헤딩으로 엮어내는 진기록을 이어갔다. 한편 이 경기는 팀당 경고 8회, 퇴장 1명씩 기록될 정도로 거친 플레이가 이어졌고 때때로는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 아일랜드 3-0 사우디아라비아 예상대로 아일랜드가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아일랜드는 전반 7분만에 브린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수비를 등진 채 큰 포물선의 로빙볼로 문전에 올려준 볼을 킨이 페널티킥 지점 부근에서 멋진 오른발 발리 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후반 16분에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스티브 스톤턴이 찬 프리킥을 첫 골 도움자인 브린이 수비수 사이에서 풀쩍 뛰어오르며 오른발로 살짝 방향을 바꿔 골문에 차넣었다. 파워와 스피드, 조직력에서 시종 우위를 점한 아일랜드는 후반 42분 더프가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3번째 골을 터뜨려 결승토너먼트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사우디로서는 전반 42분 모하메드 알자하니가 골지역 오른쪽까지 돌파,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상황을 무산시킨 게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3패로 대회를 마친 사우디는 득점없이 12골을 내주는 참담한 성적을 남겼다. (요코하마.시즈오카=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