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지난 98년 프랑스의 월드컵 승리 때 축제의 장이었던 파리 시청 광장은 11일 프랑스팀이 무기력하게 무너지던 시간에 침통과허탈, 분노의 장소로 바뀌었다. 파리 시민 5천여명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시청 광장에 모여 대형스크린을 통해경기를 지켜봤고 경기시작 때 지네딘 지단이 선발로 출장하자 열화같은 성원을 보냈으며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전한 그가 팀의 구세주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그러나 16강전 진출을 위해 덴마크를 2골차 이상으로 이겨주길 바라던 축구팬들은 오히려 덴마크가 2골을 따내고 정작 프랑스팀이 1,2차전에 이어 한골도 넣지 못하자 믿을 수 없다는 반응. 광장에 모였던 축구팬들은 전반에 덴마크가 1골을 먼저 넣자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거머쥐며 경악하기도 했다. 축구팬들은 또 덴마크의 후반 추가 득점으로 프랑스의 패색이 짙어지자 하나둘자리에서 일어나 일터와 가정으로 돌아갔다. 한편 세네갈 출신 축구팬들 역시 소수이긴 하나 이날 파리 시청광장에 모였으며세네갈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프랑스 축구팬들의 눈총 속에서도 환희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0... 프랑스 언론은 프랑스팀의 3경기 연속 무득점은 세계 강호라는 칭호에 어울리지 않게 저급한 수준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경기를 생중계한 TF1방송은 논평에서 "지단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프랑스팀은 단한골도 넣지 못했다"며 "프랑스가 66년 이후 처음으로 전대회 선수권자로서 16강에진출하지 못하고 작은 문으로 월드컵을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0...가정, 직장, 학교 등에서 프랑스-덴마크전을 시청한 많은 축구팬들은 경기가 끝나자 "대실패, 재난, 수치"라며 프랑스의 16강전 탈락을 개탄했다. 파리 시내 카페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한 여학생은 "프랑스팀이 마치 초보자 같았다. 우리 동네팀도 이보다는 잘한다"며 프랑스팀이 그동안 우승후보라고 자부해온것이 수치스럽다고 토로했다. 학교에서 교사와 함께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봤던 한 초등학생은 "경기가 전혀재미 없었다"며 "골키퍼 바르테즈가 엉덩이가 보일 정도로 바지를 걷어올리고 약을바르는 장면만이 우스울 따름이었다"고 말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