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민은 월드컵 2연패를 노리던 국가대표팀이 세계 최강의 위용을 상실한 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어이없이 탈락하자 충격과허탈에 휩싸였다. 축구팬들은 경기 시작 시간인 이날 오전 8시 30분(현지시간)부터 가정, 직장,카페 등에 모여 프랑스의 16강 진출 운명을 가를 최후의 기회인 덴마크와의 경기를지켜봤다. 이들은 프랑스가 개막전 패배 및 우루과이 무승부에도 불구하고 세계랭킹 1위의자존심을 지키고 16강이 겨루는 결승토너먼트에 진출할 것이라는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축구팬들은 프랑스가 전반 30분을 못넘기고 덴마크에 선취골을 내주자 16강 탈락에 대한 불안을 감추지 못했고 후반 두번째 실점까지 이어지자 "이럴 수가있느냐"며 충격에 휩싸였다. 이들은 특히 프랑스가 이번 대회에서 1무 2패, 조 최하위로 탈락한 데다 3번의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골도 넣지 못한데 대해 "그토록 국민들의 사랑을 받던 '레 블뢰'(프랑스팀)가 맞느냐"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른 아침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파리 시청 광장에서 모여 대형 스크린을 통해경기를 지켜보던 축구팬들은 후반 실점으로 16강전 탈락이 확실시되자 '레 블뢰'에대한 원망과 비난 속에 하나둘씩 자리를 떠났다. 일부 팬들은 "패배와 상관없이 한골이라도 넣어 프랑스팀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었다"며 "대표팀이 프랑스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꺾어놓았다"고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축구팬들은 특히 플레이메이커 지네딘 지단이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장했는데도제대로 된 공격력과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하자 "오늘 저녁부터 프랑스는 비웃음의대상이 될 것"이라며 냉소하기도 했다. 또 다른 축구팬은 프랑스가 벨기에, 한국 등과 평가전을 벌이며 부진할 때부터이번 졸전은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며 치열한 예선전을 치르지 않고 우승권자로서 자동 진출한 것이 팀의 기량 저하와 투지 해이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TF1 방송의 중계팀은 경기종료 후 "프랑스팀에 대한 환상이 잔인할 정도로 완전히 깨졌다"며 "지단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프랑스팀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고지적했다. 중계팀은 "이번 프랑스의 성적은 한마디로 말해 수치"라며 결코 챔피언에 걸맞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팀이 결승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시청률과 광고수입 계산 아래이번 대회 독점 생중계를 위해 거액의 중계료를 지불했던 최대 민영방송 TF1의 주가는 덴마크가 두번째 골을 넣자 이날 오전 장에서 3%나 폭락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