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결국 프랑스를 버렸다.' 프랑스가 11일 덴마크와의 3차전에서 0-2로 패배,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전국이 허탈감과 충격에 빠졌다. 지네딘 지단이 벼랑에 몰린 프랑스를 구해낼 것이란 실낱 같은 희망을 걸었던 프랑스 국민들은 "프랑스가 정말 지난 대회 우승국 맞냐"고 반문하고 "6월11일은 프랑스 축구사상 최악의 날"이라며 분노했다. 아침(오전 8시30분 시작)부터 파리시청 광장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본 시민들은 경기종료 신호가 울리자 "이럴 수 없다""악몽을 꾸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탄식했다. 르 피가로는 '꿈의 끝(la fin de reve)'이란 제목하에 "끝까지 가졌던 희망이 덴마크 앞에서 산산이 부서졌다"고 보도했고 스포츠 전문지 레퀴프는 "지단의 기적은 결국 일어나지 않았다"며 허탈감을 피력했다. 르 파리지앵은 "프랑스팀은 2002 월드컵 대회에서 정문으로 의기양양하게 입장했지만 뒷문으로 퇴장하게 됐다"며 비난했다. 경제지 레제코는 "프랑스 국가대표팀 공식후원사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됐다"며 "2연패를 꿈꾸며 투자한 막대한 월드컵 마케팅 예산이 연기로 사라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약속의 땅,한국에서 기적이 실현됐다.' 월드컵 첫 출전에 16강 진출이라는 이변을 연출한 세네갈의 시민들은 우루과이와 최종전이 끝나자 수도 다카르의 주요 도로 및 광장으로 몰려나와 열광의 축제 속으로 빠져들었다. 도심 곳곳에서 텔레비전 등으로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세네갈이 전반을 3-0으로 크게 앞서다 후반 들어 석점을 내리 내주자 "세네갈,세네갈"을 연호하며 선수들의 분전을 기도했다. 이어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휘슬이 불리자 시민들은 도심 독립광장과 밀레니엄 광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하루종일 축제분위기를 연출했다. ○…월드컵이 시작된 지 2주밖에 안됐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추악한 면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의 월드컵 경기 무단방영,브라질 히바우두의 할리우드액션,모하메드 빈 하맘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의 입장권 암거래 의혹 등을 열거하며 FIFA의 실책은 묵과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뉴욕=육동인 파리=강혜구 특파원.조재길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