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에 마(魔)가 끼었나. 11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덴마크에 2-0으로 져 충격의 조별리그 탈락을 당한 프랑스 선수들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슛 불운'에 땅을 쳤다. 프랑스는 앞선 세네갈, 우루과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게임을 리드하며 볼 점유율에서 56% 대 44%로 앞섰고 결코 적지않은 골 찬스를 잡았다. 프랑스가 이날 날린 슈팅은 11개. 그것도 어이없는 슛이 아니라 골문 쪽을 향한유효슈팅이 8개나 포함된 숫자였다. 반면 2골을 성공시킨 덴마크는 5개에 불과했다. 후반 6분 공격에 가담한 마르셀 드사이(첼시)의 헤딩슛은 덴마크 골대를 강하게튕겨 나왔고 20여분 뒤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가 쏜 전광석화같은 논스톱 슛도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전반 37분 지단이 오른발로 감아찬 회심의 슛은 크로스바를 불과 20㎝ 가량 벗어나 스쳐 지나갔다. 유럽 3개 리그 득점왕(트레제게.앙리.시세)을 보유한 최강 공격진이지만 기막힌골운에 고개를 흔들지 않을 수 없었다. 프랑스는 세네갈과 우루과이전에서도 무려 31개의 슛을 난사했으나 단 한골도따내지 못했다. 조별리그 3게임 합계 슈팅 수는 모두 42개. 1게임 평균 14개로 무려 6골을 뽑아낸 브라질의 평균 10개보다 훨씬 앞선다. 프랑스는 본선 32개국 중 첫 무득점 탈락이라는 불명예도 떠안게 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등도 무득점에 그치고 있지만 아직 1경기씩이 남아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프랑스의 무득점은 지단의 부상 공백과 극도로 나쁜 골운이합작해낸 결과로 평가되고 있지만 가장 많은 찬스를 잡은 트레제게의 결정력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이날까지 15개 이상 슛을 날린 트레제게는 세계 최고 프로리그인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22골)다운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마지막 게임에서 결장한 앙리의 공백이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인천=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