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면 공격으로 포르투갈을 돌파하라.' 이제 마지막 대결이다. 오는 14일 오후 8시30분 인천 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대표팀은 포르투갈과 16강 진출을 건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한국은 이기거나 비겨도 무조건 16강 진출을 확정짓지만 반대로 포르투갈은 반드시 이겨야 16강행을 보장받는다. 포르투갈이 한국전에서 총력을 다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나 한국도 지면 사실상 탈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물러설 곳이 없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미국과의 경기 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공격 축구로 승점을 따내겠다는 얘기다. 사실 축구 경기에서 강팀을 상대로 무승부 전략을 펼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인지는 한국이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 때 네덜란드에 0-5로 참패한 데서 잘 알 수 있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과 폴란드전에서 드러난 포르투갈의 측면 수비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포르투갈은 중앙 수비를 맡고 있는 조르제 코스타와 페르난두 코투가 제공권을 장악하며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좌우 수비수 후이 조르제와 프레샤우트는 중앙에서 빠르게 측면으로 전개되는 상대의 공격에 허둥대며 자주 수비라인이 무너지는 약점을 노출했다. 수비수들의 발이 느린 것도 포르투갈의 약점이다. 지난 3월 포르투갈이 핀란드와의 평가전에서 1-4로 무너진 것도 빠른 측면 돌파와 기습적인 원패스 때문이었다. 미국전 패배 후 포르투갈은 이 약점을 보완했다고 했지만 폴란드전에서도 특별히 나아지지 않아 보였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설기현과 최태욱 이천수 등 스피드와 돌파력이 좋은 측면 공격수를 총동원,전·후반 90분 동안 쉴새없이 포르투갈의 좌우를 흔들어야 한다. 여기에 송종국 이을용 등 좌우 날개들의 활용도도 극대화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도 미국전에서 드러났듯 순식간에 파고드는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수비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 폴란드전에서 알 수 있듯이 루이스 피구,세르지우 콘세이상,후이 코스타로 이어지는 포르투갈의 미드필더 '삼각편대'와 최전방 파울레타의 공격력은 가공할 만했다. 피구와 콘세이상은 경기 초반 폴란드의 강한 압박에 다소 고전했지만 곧 창조적인 플레이로 팀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들은 특히 예리한 송곳패스로 여러 차례 폴란드의 포백 수비라인을 쉽게 허물어뜨렸다. 한국으로서는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90분 내내 허리에서부터 상대를 압박,삼각편대에서 파울레타로 한번에 이어지는 패스를 차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