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은 10일 국경일을 맞아 폴란드에 대승을 거두면서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하자 전국이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드는 등 축제 분위기를 되찾았다고 현지 공관 관계자들이 전했다. 리스본 주재 한국대사관의 노성민 서기관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경기시작전에는 휴일을 맞아 거리가 한산했으나 포르투갈팀이 승리한 이후부터 시내 중심가로 인파가 몰리고 주요 톨게이트 입구에서는 승리를 자축하는 경적이 터져 나왔다고 말했다. 현지 TV에서는 대통령과 국방장관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시내 체육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비춰졌다는 것. 포르투갈 축구협회측은 월드컵 개막전까지는 최소한 4강 진출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공언하면서 1차 예선 통과에는 신경도 기울이지 않았으나 막상 미국에 2대3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자 언론과 팬들로부터 비난의 표적이 돼왔다고 노 서기관은 전했다. 스포츠 전문지 등 현지 언론에는 미국전에서 패배한 원인을 놓고 웹사이트를 통해 찬반 투표가 실시됐는데 골키퍼의 실수 보다는 올리베이라 감독의 무능을 질타하는 견해가 우세했다는 것. 한국대사관측은 16강 진출의 사활이 걸린 운명의 일전을 치르게 된데 대해 다소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내비치면서도 오히려 이번 경기를 계기로 유럽의 최서단에 위치한 포르투갈 국민에게 한국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르투갈의 축구팬들은 지난 66년 런던월드컵 당시 불세출의 스타 에우제비오의 맹활약으로 북한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경험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 대한국전에 대한 관심이 더욱 각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지 대사관은 오는 14일 최경보 대사의 관저에 포르투갈 언론인과 주요국대사, 포르투갈 외무부 관계, 교민대표 80여명을 초청, 경기를 함께 시청할 계획이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