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하늘은 한국에게 기대했던 폭염은 주지 않았지만 대신 촉촉한 잔디를 선물했다.' 한국이 D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미국과 16강 진출을 놓고 숙명의 대결을 펼친 10일 대구월드컵경기장의 날씨는 `비온 뒤 맑음'이었고 기온은 경기 시작시간인 오후3시30분을 기준으로 섭씨 24.7도였다. 전날 공개된 일기예보에 따르면 이날 경기시간대에 대구에 29~30도에 이르는 더위가 예상돼 날씨가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소화하면서 체력면에서 자신이 있었던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게 했다. 하지만 이날 정오 이후 예기치 않았던 `도둑비'가 오락가락하면서 경기장의 주변의 기온이 떨어지더니 경기가 시작할 무렵에는 약 25도가 돼 선선한 바람과 함께경기하기 적당한 날씨로 맞춰졌다. 여기까지는 한국보다는 후반 체력저하의 약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미국에게유리했다. 하지만 한국은 폭염의 지원을 받지 못한 대신 이날 `살짝' 내린 비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선호하는 촉촉한 잔디에서 스피디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전날 양팀의 적응훈련으로 그라운드 잔디가 많이 훼손돼 경기장측이 이날 아침평소보다 많은 양의 물을 뿌렸던데다 햇살에 말라버릴뻔 했던 그라운드가 갑자기 내린 비 때문에 촉촉함을 유지하면서 한국이 원하는 그라운드 환경이 조성됐다. 히딩크 감독은 평소 한국처럼 빠른 템포의 경기를 하는 팀에게는 땅볼패스에 가속을 붙여주는 젖은 잔디가 최적이라는 판단아래 훈련때도 매번 충분히 수분을 공급하도록 주문했었다. (대구=연합뉴스) 특별취재단=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