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월드컵 경기가 열린 10일 전세계 교민들도 일제히 '붉은 악마'가 돼 '코리아 파이팅'을 외쳤다.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는 상사원 및 유학생 5백여명은 선수단 유니폼을 입고 베이징 체육대학에 모여 '코리아'를 연호했고,특히 유학생들로 구성된 응원 리더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일사불란하게 응원을 이끌어 갔다. 칭화(淸華)대학에 유학하고 있는 최낙섭씨는 "오늘 하루 베이징의 한국인들은 서해 바다 건너에서 벌어진 한국 축구팀의 '16강 고지 쟁탈전'응원에 한 마음이 됐다"며 "중국 학생들이 부러운 눈으로 붉은 악마의 응원전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도쿄 등지에 거주하는 교민들의 응원열기도 일본열도를 뜨겁게 만들었다. 경기를 중계한 스카이 퍼펙트 위성채널을 대형 스크린으로 볼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춰 놓은 도쿄 아자부의 재일민단 본부에는 유학생 등 축구팬 5백여명이 모여 '필승,대한민국'을 외쳐댔다. 한국식당이 밀집한 신주쿠 쇼쿠안도리에서는 대형TV를 설치한 식당마다 한국손님들이 대거 몰려 고국팀을 환호와 박수로 열렬히 응원했다.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지역의 교민들도 한밤중에 이곳저곳에 모여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축구에 별 관심이 없는 미국인들과 대조를 보였다. ○…재미 한국교포 가족의 이산(離散) 응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9일자 메트로섹션 톱기사로 워싱턴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는 강명씨 가족을 예로 들면서 이민 1세대는 고국인 한국팀을 응원하는 반면 미국에서 태어난 이민 2세는 한국 팀에 별 관심이 없거나 미국팀을 응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씨는 "한국 팀의 경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고 목이 쉴 것"이라 말하고 "하지만 미국에서 낳은 두 아들은 축구에 대해 큰 관심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민 2세대인 레스리 주씨는 "아버지는 나에게 축구를 가르치기 위해 애를 썼지만 나는 곧바로 흥미를 잃었다"며 "미국에는 축구외에도 재미있는 스포츠가 많다"고 말했다. ○…D조 4개국의 16강 진출을 판가름할 한-미전이 치러진 시간은 워싱턴 현지 기준으로 새벽 2시30분이어서 실제 TV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 더군다나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새벽에 열린 탓에 열성적인 축구 팬들만이 TV 앞을 지켰다. 하지만 월드컵이 개막된 이후 열광적인 축구팬을 위해 24시간을 영업을 하고 있는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몇몇 카페에는 3백여명의 열광적인 축구팬들이 몰려 미국 팀을 응원했다. 월드컵이 시작된 지난달 31일 이후 매일 문을 연 이곳엔 미국이 포르투갈을 3-2로 이긴 후부터 팬들이 더 늘었다. ○…프랑스 민영 TF1 TV는 10일 "무승부로 끝난 한국과 미국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멋진 경기였다"고 평했다. 이날 양국경기를 생중계한 TF1은 "긴장감이 계속된 치열한 경기"라면서 "한·미전은 경기 자체뿐 아니라 열기 가득한 응원도 큰 구경거리였다"고 덧붙였다. 이 방송은 특히 안정환이 첫골을 기록하자 '믿기 어려운(fabuleux) 순간'이라며 "한국팀에 갈채를 보내야 한다"고 흥분하기도 했다. RTL 라디오도 "한국,미국 모두 멋진 경기를 펼쳤다"며 높이 평가했다. 도쿄=양승득·워싱턴=고광철·베이징=한우덕.파리=강혜구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