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2 한·일 월드컵은 강팀이 약팀 앞에 무릎을 꿇는 이변이 어느 때보다 많이 일어나고 있는 대회"라며 그 원인을 분석,눈길을 끌고 있다. FT는 10일 '강팀들이 어떻게 무너졌나(How the mighty have stumbled)'는 제하의 분석기사에서 △약팀 선수들의 유럽 진출로 인한 실력의 상향 평준화 △유럽팀들의 한·일 풍토 적응 실패 △유럽선수들의 부상 및 피로누적을 3대 요인으로 꼽았다. 신문은 먼저 프랑스가 세네갈에 패한 것은 그동안 프랑스 프로축구팀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세네갈 선수들의 실력이 유럽선수들에 맞춰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약체로 평가받아 온 아시아 및 아프리카 대표팀들의 스타 플레이어 대부분이 유럽 프로축구 클럽에서 활약,실력이 유럽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FT는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등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 약팀에 일격을 당한 두번째 이유로 낯선 한국과 일본 환경에 대한 적응 미숙을 들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유럽선수들에게 매우 낯선 국가"라며 현지 적응에 실패한 유럽선수들이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번째 요인은 스타 선수들의 부상과 피로 누적.유럽선수권대회 등 수많은 경기를 치른 유럽선수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월드컵대회에 출전,실력을 1백%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FT는 프랑스 지단과 잉글랜드 스티븐 제라드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부상으로 결장함에 따라 유럽 강팀들도 '그저 그런 정도로 잘하면서 강한 조직력을 갖고 있는 상대팀(A merely competent and well-organized rival)'수준으로 전력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지난 98프랑스월드컵은 이번 대회보다 10일 늦은 6월10일 개막돼 유럽선수들의 휴식시간이 충분했었다"며 앞으로 월드컵 대회의 개최시기가 이번처럼 너무 빨라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