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은 재현되지 않았다' 16년만에 다시 월드컵 무대를 노크한 왕년의 강호 폴란드 축구가 조별리그에서탈락하는 불운을 맛봤다. 16강 진출을 장담했던 폴란드는 주최국 한국에 0-2로 덜미를 잡힌 데 이어 포르투갈에 0-4로 대패, 남은 미국과의 경기와 관계없이 갑작스럽게 '죽음의 조'가 된 D조에서 가장 먼저 탈락했다. 폴란드가 70년대 초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 세계 축구를 호령한 강호 중 하나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72년 뮌헨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74년 서독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했고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또 다시 3위에 오르면서 '동구권 파워'를 전세계에 알린 것. 폴란드가 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16년만에 처음으로 본선진출을 확정지을 당시자국에서는 한동안 잠잠했던 동구권 파워가 재현될 것이란 희망의 목소리로 떠들썩했다. 그도 그럴것이 전대회 챔피언 자격으로 자동진출한 프랑스를 제외하고 유럽에서가장 먼저 본선행을 확정지은 데다 폴란드축구영웅인 보니크와 비견되는 나이지리아출신의 에마누엘 올리사데베(파나티나이코스)란 걸출한 골잡이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폴란드는 올 들어 열린 일본, 루마니아와의 평가전에서 잇따라 패배,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더니 끝내 한국과 포르투갈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하고말았다. 폴란드의 부진은 다양하지 못한 공격루트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드필드에서의 오밀조밀한 플레이를 거치지 않고 수비라인에서 한번에 최전방에 올려주는 폴란드의 공격패턴은 올리사데베 등 공격수가 막히면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이따금씩 연출되는 측면플레이도 상대방에게 위협을 주기에 부족했다. 또한 발이 느리고 돌파를 쉽게 허용하는 장신의 수비라인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폴란드는 다양한 공격루트 개발 등 과제를 안은 채 옛 영화 재현에 대한 도전은4년 뒤로 미루게 됐다. (전주=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