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일원에는 장갑차에 미사일까지 동원되는 등 준전시 상태를 방불케할 정도로 철통 경비·경호가 이뤄졌다. 월드컵대구지역안전대책본부는 한-미전이 테러와 반미시위 등 안전위협 변수가 크다는 판단 아래 대구월드컵경기장 인근 대덕산에 대공미사일인 '미스트럴'과 대공포 등을 설치했다. 또 저고도 비행물체 격추용인 UH-60 헬기 4대를 경기시간 내내 교대로 비행시키고 경기장 인근 산악지역에 무장 병력 1천여명을 투입하는 한편 대구공항에는 장갑차를 대기,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미국과의 경기가 아쉬운 무승부로 끝남에 따라 한국대표팀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한 자축준비가 줄줄이 연기됐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이날 미국전에서 승리할 경우 구내식당에서 전 직원이 다과를 마련해 축하잔치를 열기로 하고 준비를 했다가 비기는 바람에 오는 14일 대 포르투갈전으로 연기했다. 부산은행도 미국전에서 이기면 본점 벽면에 내건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기원합니다'라는 현수막을 '8강 진출을 기원합니다'로 바꿔달려고 했으나 역시 미루고 말았다.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화가 정수정 화백(47)이 한국대표팀의 '호랑이 사령탑' 히딩크 감독에게 호랑이가 그려진 10폭짜리 병풍을 선물했다. 정 화백은 지난 9일 밤 우리 대표팀 숙소인 대구 파크호텔에 찾아가 눈 내린 숲속에서 어미와 새끼 호랑이 3마리가 포효하는 그림을 히딩크 감독에게 선물했다. 히딩크 감독은 그림을 보고 '원더풀'과 '생큐'를 연발하며 통역관을 통해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화백은 "신성하고 용감하며 기가 넘치는 호랑이 그림에 이번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의 멋진 용병술과 슛이 나오도록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한-미전 대표팀의 경기 입장권 현장판매가 이뤄진 10일 표를 구하지 못한 일부 축구팬들이 이날 오전 경기장 출입구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7천여장의 입장권이 판매된다는 소식을 듣고 시민들이 경기장에 먼저 도착한 순으로 번호를 팔목 등에 표시하며 구입순서를 정했다"며 그러나 "조직위의 체계적이지 못한 판매방식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표가 순식간에 동났다"고 주장했다. 표를 1인당 2장씩 판매하지 않는 바람에 최소한 3천5백번의 번호를 가진 매표객까지 돌아가야할 표가 2천1백번 정도에서 매진됐다는 것.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