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과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10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예선 D조 2차전에서 미국에 선취골을 내줬으나 후반에 교체 투입된 안정환(26)의 동점골에 힘입어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예선전적 1승1무가 돼 오는 14일 인천에서 열리는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16강에 올라간다. 한국의 역대 월드컵 전적은 1승5무10패가 됐고 1956년 이후 미국과의 역대 전적에서는 5승3무2패의 우위를 이어 나갔다. 한국은 초반 미국을 세차게 몰아붙였으나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5분과 18분에 설기현(23)이 문전에서 결정적인 슛을 날렸으나 무위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20분께에는 황선홍(34)이 미국 수비수 프랭키 헤지덕(28)과 부딪쳐 눈두덩이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대반격에 나선 미국은 23분 클린트 매시스(26)가 존 오브라이언(25)의 센터링을 받아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미국에 밀리던 한국은 39분에 황선홍이 페널티킥을 얻어냈으나 이을용(27)이 그만 실축하고 말았다. 후반 들어 한국은 황선홍과 유상철을 빼고 '조커' 안정환과 최용수(29)를 투입,쉴새없이 미국을 몰아붙였지만 번번이 득점 찬스를 놓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토록 열리지 않던 골문이 열린 것은 33분.미드필드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을용이 골문을 향해 띄웠고 수비수와 함께 몸싸움을 벌이며 문전으로 쇄도하던 안정환의 머리에 그대로 연결되며 극적인 동점골이 그물을 갈랐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5,6차례 완벽한 찬스를 만들고도 무승부를 기록한 점은 아쉽다"며 "하지만 우리보다 FIFA 랭킹에서 우위에 있는 팀을 상대로 압도하는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오이타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예선 H조 2차전 벨기에와 튀니지 경기는 1-1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벨기에는 예선 전적 2무가 됐고 튀니지는 1무1패가 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