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D조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미국전이 무승부로 끝난 소식을 저녁 뉴스 시간에 속보로 보도하는 등높은 관심을 보였다. 일본의 언론들은 잉글랜드-아르헨티나전에 이어 이날의 한-미전을 `인연의 대결'이라고 이름 붙이고, 한-미간의 미묘한 감정문제와 경기결과 여부에 유난히 관심을보였다. 지난 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김동성이 미국의안톤 오노에게 금메달을 `빼앗긴' 사건과 부시행정부 취임 이후의 고자세 등이 한국젊은층의 반미감정을 자극하고 있다고 일본의 언론들은 상기시켰다. 결국 양국의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나자 방송관계자들은 "잘됐다고 말하는 것은 이상하지만, 어떻게 보면 양국 상호간에 좋은 쪽으로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본의 언론들은 이날 서울시청 등 응원장소에 수십만명이 모여 집단적으로 응원을 보내는 광경을 매우 인상적으로 받아들였다. 또 방송에 출연한 축구전문가들은 "한국이 비교적 순조롭게 16강 진출을 향한계단을 올라가고 있으나, 우승후보로 꼽히는 포르투갈과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는 점이 걸린다"고 진단했다.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월드컵 개최국이 16강 진출에 실패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현재 1승1무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이 이런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만한다고 강조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일본의 신문과 방송들은 전날 일본대표팀이 거둔 역사적인첫 승의 감격에 `도취'되어 전국의 월드컵 열기를 되풀이 전하는데 여념이 없었던데다, 일본팀과 같은 조에 속한 튀니지와 벨기에전 전망 등을 예측하느라 한-미전에대한 관심은 다소 소홀한 편이었다. 특히 이날 국영 NHK는 물론 전국네트워크를 갖춘 5대 민방 등 공중파 중 어느한 곳도 한-미전을 생중계하지 않은 점도 일본에 있는 한국인 축구팬들에게 아쉬운점으로 남았다. (요코하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