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공동 개최국인 일본이 월드컵 본선 진출 2번째 무대에서 감격의 첫승을 얻었다. 하지만 본선 무대를 밟기 위해 수 없이 도전했던 지역예선의 역사까지 포함하면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일본은 54년 스위스대회 지역예선을 시작으로 불참했던 58년 스웨덴대회와 66년잉글랜드대회 지역예선을 빼고 94년 미국대회 지역예선까지 9번 연속해서 좌절한 끝에 98년 프랑스대회 지역예선에서 처음으로 본선 티켓을 땄다. 이때도 쉽지는 않았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에 속했던 일본은 바닥을 헤매다가 이미 본선티켓을 확정지었던 한국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면서 기사회생, 조2위에 올랐고 이란과의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플레이오프에서도 2-2로 팽팽한 접전을 벌이다가 오카노 마사유키의 골든골로감격적인 월드컵 데뷔를 하게 됐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 첫 무대는 예상했던 것 보다 험난했다. 일본은 98년 프랑스대회에서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자메이카와 함께 이번 대회와 같은 H조에 편성돼 16강까지는 아니어도 월드컵 첫승을 내심 기대했었다. 일본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에게 결승골을헌납, 0-1로 패했고 당시 3위의 돌풍을 일으켰던 크로아티아와의 2차전에서도 `득점왕' 다보르 슈케르를 막지 못해 0-1로 무릎을 꿇었다. 강호들에게 연패를 당한 일본은 월드컵 첫승 상대로 찍어 두었던 자메이카에게도 1-2로 패해 3경기 모두 패하는 호된 신고식을 치렀고 자메이카전에서 나카야마가월드컵 첫 골을 넣었다는데 의의를 둬야했다. 축구 강국들의 높은 벽을 실감한 일본은 프랑스대회가 끝나자 마자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을 영입, 개최국으로 자동 출전이 보장된 새천년 첫 월드컵을 준비했다. 4년간 절치부심하며 전력을 업그레이드 시킨 일본은 이번 대회 첫 경기인 지난4일 벨기에전에서 선취골을 내주고도 스즈키 다카유키, 이나모토 준이치의 연속골로2-1의 역전에서 성공, 잠시나마 월드컵 첫승의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페테르 반데르헤이든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1무를 기록, 월드컵 첫 승점을 올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패배에 무승부까지 기록한 일본에게 남은 것은 승리뿐이었고 마침내 9일 요코하마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러시아와의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후반 6분 이나모토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하며 16강까지 바라볼 수 있는 월드컵 첫승을 올렸다. (요코하마=연합뉴스)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