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사상 첫 승리의 달콤한 감격을 느낄 사이도 없이 몸을 추스르며 내달려온 한국 축구대표팀이 내친 김에 본선 2연승에 도전한다. 상대는 우승 후보 포르투갈을 꺾는 대이변을 연출한 북중미의 미국. 한국은 오는 10일 오후 3시30분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릴 `달구벌'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미국과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인다. 한국은 미국을 넘어야 16강 진입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기에 이번 대결은 폴란드와의 첫 경기보다 오히려 중요성이 더하다. 미국에 골득실차로 앞서 D조 조별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이 경기가 16강 티켓을 손에 넣느냐, 아니면 마지막까지 가시밭길을 가야 하느냐를 결정짓는 중대한 기로이다. 미국을 이기면 승점 6을 확보, 남은 1경기를 부담없이 치를 수 있는 반면 진다면 남은 포르투갈과의 마지막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에다 미국-폴란드 경기를 숨죽이며 지켜봐야 한다. 비긴다고 해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는 만큼 반드시 이긴다는 각오다. 따라서 한국은 이 경기를 무조건 승리로 이끌어야 하지만 최근 맞대결에서 1승1패의 전적이 말해주듯 미국을 쉽게 이긴다는 보장이 없어 백업요원까지 총동원, 스피드와 체력으로 밀어붙인다는 각오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한곳에 몰리는 부담감을 오히려 응원군으로 삼고 뛸 한국은 신예 설기현-이천수-최태욱이 공격의 선봉으로 출격한다. 섭씨 30도를 웃돌 이날 경기는 체력과 스피드가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그동안 파워프로그램으로 체력이 업그레이드된 `젊은 피'를 대거 기용, 승부수를 띄운다. 설기현이 황선홍의 자리를 메우고 부평고 동창생 이천수와 최태욱은 각각 왼쪽과 오른쪽 날개를 맡아 후반 중반 이후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미국의 수비진을뒤흔든다. 유상철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투입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만의 하나 출전할 수없게 된다면 박지성이 플레이메이커로 나서 공격의 활로를 뚫는 것은 물론 강인한체력으로 수비까지 가세, 미국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는 임무를 맡는다. 왼쪽 미드필더는 폴란드전에서 부상으로 결장한 이영표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이을용이 자리를 지키고 오른쪽은 멀티플레이어 송종국이 출전한다. 수비라인은 김태영-홍명보-최진철(왼쪽부터)이 변함없이 든든한 수비벽을 쌓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필드플레이어 못지 않게 이운재와 김병지의 선발 경쟁이 치열한 골키퍼는 침착성이 뛰어난 이운재 쪽으로 기운 듯 하다. 또한 이미 폴란드전에서 온통 빨간색으로 물들이며 `붉은 악마'로 한덩어리가됐던 팬들은 다시 한번 대구경기장을 붉은 물결로 장식하며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을'12번째 선수'로 다시 한번 위력을 발휘한다. 이에 맞서는 미국은 부상에서 회복한 클로디오 레이나와 클린트 매시스까지 총동원한 베스트 멤버로 한국에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투톱은 브라이언 맥브라이드와 부상에서 회복한 매시스가 설 것으로 보이며 조맥스 무어와 조시 울프는 `조커'로 대기한다. 포르투갈전에서 포워드에 섰던 랜던 도노번은 오른쪽 날개인 어니 스튜어트의컨디션이 정상이 아님에 따라 이 자리를 메울 가능성이 커 왼쪽 날개 다마커스 비즐리와 함께 뛰어난 스피드로 한국의 측면을 괴롭힐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중앙 미드필드는 돌아온 플레이메이커 레이나가 공수를 조율하고 존 오브라이언은 수비에 보다 신경쓰며 여차하면 노쇠한 포백 라인에 가세한다. 포백은 프랭키 헤지덕-제프 어구스-에디 포프-토니 새네(왼쪽부터)로 포르투갈전과 동일하게 짜여질 전망이고 골문은 캐시 켈러에게 맡겨질 것으로 보인다. (경주=연합뉴스)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