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 우승후보로 꼽혔던 프랑스와 아르헨티나가 비슷한 암초에 걸려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대회 챔피언 프랑스는 1무1패로 A조 최하위, 아르헨티나는 1승1패로 '죽음의 F조'에서 스웨덴, 잉글랜드에 밀려 3위로 처져 있다. 프랑스는 최종전에서 덴마크를 2골차 이상으로 완파해야 하고, 승점 3을 확보한 아르헨티나도 사정이 좀 낫긴 하지만 3차전에서 반드시 스웨덴을 잡아야만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 두 팀이 최강의 위용을 과시하지 못하고 초반부터 삐걱거린 배경에는 '공수조율사의 공백 또는 고장'과 `화려한 스트라이커진의 빈공(貧功)'이라는 공통요소가 자리잡고 있다. 프랑스는 말할 것도 없이 슈퍼스타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의 부상 때문에 울고 있다. 팀 주치의는 덴마크와의 3차전 출전이 가능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전과 같이 완벽한 기량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프랑스는 지단의 대타로 유리 조르카에프(볼튼 원더러스), 조앙 미쿠(파르마)등 여러 대안을 써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숙적 잉글랜드에 발목이 잡힌 아르헨티나는 '작은 마법사'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진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지단,데이비드 베컴, 루이스 피구와 함께 세계 4대 미드필더 중 하나인 베론은 1차전 나이지리아전에 이어 잉글랜드전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은 급기야 잉글랜드전 후반에 베론을 빼고 22세의 신예 파블로 아이마르(발렌시아)를 전격 투입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비엘사 감독은 남은 스웨덴전에 베론을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할 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두 팀의 공격진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2게임에서 극도의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티에리 앙리(프리미어리그),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 지브릴 시세(프랑스르샹피오나) 등 유럽 3개 리그 득점왕을 보유한 프랑스는 지단의 볼 배급로가 차단되자 아예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도 가브리엘 바티스투타(AS 로마)와 에르난 크레스포(라치오)가 짝을 이루지 못한 채 서로 교체 투입되고 있다. 바티스투타가 나이지리아전에서 첫 골을 넣긴 했지만 남미지역예선에서 14골(크레스포 9골.바티스투타 5골)을 합작한 위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는 개막 전까지 스포츠 도박사이트 윌리엄힐, 레드 브룩스에 나타난 우승 확률에서 3대1로 가장 유력한 후보였으나 현재는 브라질,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 차례로 밀려 6, 7위권으로 밀려나 있다. (서울=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