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 시드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와 20번 시드 알베르트 코스타가 나란히 준결승에서 승리를 거둬 대회 패권은 두 스페인 선수의 대결로 가려지게 됐다. 페레로는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롤랑가로에서 열린 2002프랑스오픈테니스대회(총상금 1천107만달러)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2번 시드 마라트 사핀(러시아)을 3-0(6-3 6-2 6-4)으로 눌렀다. 빠른 스피드로 '모기'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페레로는 첫 세트를 따낸 뒤 2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4-2로 앞선 상황에서 사핀의 잇딴 실수로 다시 세트를 이기면서 승리를 확신했다. 2000년 US오픈 우승자 사핀은 발목 부상으로 컨디션이 난조를 보인데다 페레로(49개)보다 훨씬 많은 76개의 실수를 남발해 무릎을 꿇었다. 지난 2000년과 2001년 준결승에서 당시 우승자였던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에게 모두 패해 결승행이 좌절됐던 페레로는 쿠에르텐과 톱시드 레이튼 휴이트(호주)가 동반 탈락해 무주공산이 된 올해 롤랑가로에서 메이저대회 첫 정상 등극을 노릴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았다. '클레이코트의 강자' 코스타도 4강전에서 절친한 친구인 알렉스 코레차(스페인)를 3-1(6-3 6-4 3-6 6-3)로 눌러 역시 메이저대회 첫 패권을 놓고 페레로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통산 11개 타이틀을 모두 클레이코트에서만 올린 코스타는 상대 약점을 꿰뚫는 노련한 경기 운영에다 클레이코트에서의 우위를 앞세워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한편 지난 88년 카를로스 모야가 코레차를 꺾고 우승한 이후 4년만에 두 스페인선수가 다시 이 대회 결승에서 맞붙게돼 스페인이 클레이코트의 강국임을 여실히 증명했다. (파리 AFP=연합뉴스)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