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적 아르헨티니아와의 경기를 고대해왔던 영국은 오후 2시20분(현지시각)부터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전국의 공장과 사무실,도심광장 등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또 경기가 끝난 후 펍과 식당에서 거리로 몰려나온 축구팬들은 환호하고 손을 흔들었으며 자동차들은 경적을 울려대며 지난 66년 이후 첫 대아르헨티나전 승리를축하했다. 또 연장된 점심시간에 경기를 관전한 직장인들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느라 사무실로 돌아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천500만 근로자들 가운데 20%가 이날 휴가를 내고 250만명은 "병가"를 내 경기를 시청한 것으로 추산된 가운데 이날 아침 출근길 도로와 기차들은 한산했으며 경기가 시작된 오후 12시30분부터는 전국이 정지상태에 들어갔다. 이날 영국내 전직장의 70%가 직원들에게 사무실에서 경기중계를 시청하도록 허용했으며 대형스크린을 사무실내에 설치하고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가 하면 점심시간을 연장해줬다. 이번 월드컵대회에서 영국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로 평가되어온 이날 경기로 영국 경제는 13억파운드(약 2조6천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런던상공회의소는 이날 직장인들의 출근률이 평상시 금요일보다 낮았으며 자동차긴급구난서비스 업체인 AA는 도로가 평상시보다 한가했다고 밝혔다. 자동차공장부터 슈퍼마켓, 변호사 사무실, 회계사 사무실 등에 이르기까지 근로자들의 점심시간이 연장됐으며 무료 음식까지 제공하는 등 전국이 애국심에 도취한분위기였다. 맨체스터와 버밍엄 등 대도시의 도심광장에는 대형스크린이 마련되 경기실황을중계했으며 잉글랜드팀이 득점하는 순간 전국의 시청자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함성을 쏟아냈다. 뉴캐슬에서는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축구팬들이 국제생명센터에 마련된 대형스크린 앞을 떠나지 않았으며 경기가 끝나자 머리에 비닐봉지를 쓴채 춤을 추면서낯모르는 행인들과 포옹을 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예정된 행사에 참석하는 동안 득점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았으며 윌리엄 왕세손과 동생 해리 왕손은 글로스터셔주 하이그로브의 자택에서경기 실황중계를 시청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버킹엄셔주에 있는 체커스 총리별장에서 경기중계방송을 시청했다고 총리실 대변인이 밝히고 총리가 경기결과에 기뻐했으며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과 선수단의 노고에 만족해 했다고 전했다. 제1야당인 보수당의 이언 던컨 스미스 당수도 "온 나라가 잉글랜드팀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펍들은 오전 6시부터 문을 열어 성급한 팬들에게 맥주를 팔기도 했으며 서머필드 슈퍼마켓체인의 브리스톨 본사에서는 직원들이 회의실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으로 경기실황을 지켜봤고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도 더럼 카운티에있는 사무실의 근로자 1천500명을 위해 2대의 대형화면 TV를 설치해주기도 했다. 자동차공장 닛산은 선덜랜드 공장 근로자들에게 점심시간을 연장해주고 구내식당 3곳에 대형 TV스크린을 설치해줬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