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맨 처음으로 16강 진출 티켓을 땄다. 스페인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B조리그 2차전에서 전반 자책골로 끌려갔으나 후반 들어 모리엔테스가 동점골과 역전골을 잇따라 터트린 데 힘입어 3-1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첫 경기에서도 슬로베니아를 3-1로 이겼던 스페인은 2연승하며 승점 6이돼 남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 관계없이 조 2위를 확보, 이번 대회 첫 16강진출팀이 됐다. 특히 스페인은 지난 98년 프랑스대회때 파라과이와 비긴게 빌미가 돼 16강전에오르지 못했던 것도 되갚았다. 현재 B조에서는 2경기를 치른 파라과이가 승점 1이며 1경기씩만 소화한 남아공,슬로베니아는 각각 승점 1과 0이어서 스페인이 3위 이하로 밀릴 가능성은 없다. 트리스탄과 라울을 최전방에 내세운 4-4-2 포메이션으로 나선 스페인은 수비의자책골로 선취점을 내주는 등 출발은 불안했다. 전반 10분께 왼쪽 수비지역을 파고들던 상대 측면공격수 아르세가 강하게 오른발 슛한 볼을 골키퍼 카시야스가 다이빙하면서 펀칭, 실점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그러나 황급히 골문쪽으로 달려들던 수비수 푸욜의 다리에 맞은 공이 골문안으로 들어가 버린 것. 이후 스페인은 라울을 앞세워 반격을 펼쳤으나 추가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전반 20분 라울이 감각적인 왼발 터닝슛을 했으나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고 39분에는 루이스 엔리케의 슛도 골키퍼에게 잡혔다. 후반 들어서면서 트리스탄을 빼고 모리엔테스를 최전방에 내세운 스페인은 전반보다 매서운 반격을 펼쳤고 결국 내리 세 골을 뽑아 승패를 뒤집었다. 동점골이 터진 것은 8분. 데 페드로가 코너킥한 볼을 모리엔테스가 골문 정면에서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며헤딩슛하자 볼은 세계최고 골키퍼 칠라베르트가 손 쓸 틈도 없이 네트를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스페인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고 후반 24분 데 페드로가 왼쪽 엔드라인 근처에서 올린 볼이 중앙을 파고들던 모리엔테스의 몸을 맞고 골문안으로 들어가 경기 흐름을 뒤집었다. 칠라베르트는 센터링을 펀칭하기 위해 달려나왔으나 허공만 갈라 명성에 먹칠을했다. 스페인은 이어 37분에는 라울이 파레데스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은 뒤 이를이에로가 침착하게 차 넣어 완전히 승패를 갈랐다. 한편 이날 역전패한 파라과이는 아직 탈락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2회전 진출도 가능하다. (전주=연합뉴스)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