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 9일째를 맞으면서 축제분위기가 더 무르익고 있다. 경기내용을 보도하는 각국 언론은 현재까지의 경기결과를 놓고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예상외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미국은 16강을 낙관하고 있고,남은 한 경기에서 기필코 2점차의 승리를 이끌어내야하는 프랑스는 풀이 죽긴 했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월드컵 열기가 한국보다 못한 일본에서는 '한국의 월드컵붐은 순수한 축구팬들의 모습을 반영한 게 아니다'는 요지의 보고서가 나와 월드컵분위기가 기대만큼 달아오르지 않은데 대한 열등감을 드러냈다. ○…미국 LA타임스는 "미국내 스포츠팬 대부분의 이목이 현재 진행중인 프로농구(NBA)와 프로하키(NHL) 챔피언 결승전에만 집중돼 있고,월드컵은 열혈 축구팬들 사이에서만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며 미국국민의 축구 외면을 꼬집었다. 또 "미국의 포르투갈전 승리로 16강 진출이 현실로 다가왔다"고 보도하며 미국팀의 전망에 대해 낙관했다. 이 신문은 "게임전만 해도 이론상으로 미국이 대패할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한국과 폴란드에 맞서도 포르투갈전과 비슷한 경기운영을 한다면 16강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7일 우루과이와의 경기결과에 대한 실망과 허탈감보다는 16강 진출 기대감에 초점을 맞춰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 전문지 레퀴프는 '아직 한 골도 못 넣어'란 제목아래 "그러나 프랑스는 아직도 태풍에 저항하고 있다. 마지막 결과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르 피가로지는 "프랑스 대표팀은 아직도 행운의 별을 믿고 있다"면서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고취시켰다. 이 신문은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로 끝낼 수 있었던 것은 골키퍼 파비앵 바르테즈의 침착성 덕분"이라고 비난보다는 칭찬에 역점을 뒀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한국에서는 월드컵이 정부주도의 국가적 행사인 반면 일본에서는 어디까지나 축구팬들의 이벤트"라는 자의적 해석을 담은 보고서를 소개했다. 일본 스포츠사회학회 연구프로젝트팀이 '일한 월드컵과 미디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 보고서는 이번 월드컵을 문화비교론의 측면에서 조명한 것.이 보고서는 △한국인들은 한국팀 외의 경기에는 관심을 갖지 않으며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언어능력 향상을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다는 등 '어거지식' 진단을 했다. 프랑스=강혜구 특파원·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