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디펜스(running defence)는 미국전 승리를 위한 카드' 폴란드를 2-0으로 완파, 상승세의 한국 축구대표팀이 스피드와 힘을 앞세운 미국과의 월드컵축구 D조 2차전을 앞두고 자신감으로 충만, 16강 문턱을 넘을 채비를 갖추고 있다. 선수들의 전례없는 자신감의 원동력은 다름없는 '러닝 디펜스'. 선발 라인업과 백업요원 할 것 없이 모두 뛰면서 적극수비에 나서는 훈련이 몸에 완전히 익었기 때문이다. 최전방 공격수 랜던 도너번(새너제이), 왼쪽 미드필더인 다마커스 비즐리(시카고)를 축으로 한 미국의 공격이 빠르고 위협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나름의 '대응법'을 터득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상대가 공격을 펼 때 모두 다 맡은 자리에서 뛰면서 수비를 하고 강한 압박과 협력플레이까지 곁들인다면 미국 공격의 예봉을 차단하거나 무디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또 한국 역시 스피드를 앞세운 속공을 감행하기 때문에 러닝 디펜스만 효과를 발위한다면 승리는 떼어놓은 당상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자신감은 그간 계속돼온 거스 히딩크 감독의 파워 프로그램을 충실히 소화한 데 따른 체력적 우월감의 소산이다. 러닝 디펜스는 체력과 힘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자칫 체력고갈에 따른 화를 부를 수 있지만 한국 선수들은 강도높은 체력훈련으로 지구력과 근력이 최고조에 달해있는 게 사실이다. 히딩크 감독은 또 체력훈련 과정에서 "공격수가 뛰는 것을 보고 따라가기 시작하면 이미 늦었다"며 미리 뛰면서 수비를 하라고 여러 차례 채근했고 선수들도 거듭된 훈련을 통해 감독의 주문을 완벽하게 익힌 상태다. 박지성(교토 퍼플상가)은 "미국 선수들에 비해 체력과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는 다. 러닝디펜스를 하고 집중력을 끝까지 잃지 않는다면 승리는 우리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비수 김태영(전남 드래곤즈)도 "볼이 리바운드되는 지점을 포착, 미리 차단하고 미드필더진과의 협력 또는 커버 플레이에 러닝 디펜스를 병행한다면 미국의 공격은 무뎌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경주=연합뉴스)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