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의 연속으로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갈수록 열기를 뿜으면서 새로운 스타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무심한 하늘을 탓하며 불운에 울어야 하는 선수들이 있다. 어이없는 실책이나 반칙으로 상대팀에 득점 기회를 주거나 결정적인 슈팅이 야속하게도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와 팀의 패배에 직.간접으로 '기여'한 선수들이 바로 그들. 이들은 최선을 다했으나 불가피한 상황에서 어쩔수 없는 실책이나 실축을 했다고 변명하지만 동료들의 눈총과 자국 축구팬의 원망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번 대회들어 현재까지 가장 불운에 우는 선수들이 많은 팀은 단연 전대회 챔피언인 프랑스. 지난달 31일 세네갈과의 개막전에서 투톱인 트레제게와 앙리는 각각 전반과 후반 결정적인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가는 불운에 가슴을 쳐야했다. 앙리는 6일 우루과이와의 2차전에서는 전반 25분 상대 선수에 깊은 태클을 걸었다가 퇴장당하는 불행이 겹쳤다. 이날 경기에서는 에마뉘엘 프티도 전반 후반 결정적 프리킥이 골포스트를 때리는 불운을 겪었다. 팀의 정신적 기둥이자 세기의 플레이메이커인 지네딘 지단의 대회 직전 부상으로 조짐이 좋지않았던 프랑스는 연이은 악재로 "신이 외면한 것이 아니냐"는 비탄에빠져 있다. 지난 5일 미국전에서 자책골로 경기를 망친 포르투갈의 조르제 코스타도 가혹한운명을 탓하고 있다. 수비수인 코스타는 전반 29분 문전에서 상대의 공격을 걷어낸다는 것이 '절묘한 슈팅'이 되고 말았다. 이번 대회의 우승후보로 꼽혔던 포르투갈은 코스타의 어이없는 자책골에 전의를상실, 전반에 3골을 몰아주며 2-3의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 경기에서는 미국의 제프 어쿠스도 후반 26분 포르투갈에 자책골을 헌상했으나 팀의 승리로 '역적' 소리는 듣지않았다. 독일의 '철의 수문장'으로 이번 대회에서 '야신상'을 노리는 올리버 칸도 지난5일 아일랜드전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팀이 1-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 인저리타임에 아일랜드 로비 킨에게뼈아픈 동점골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골기퍼로서는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고 이때문에 칸은 경기가 끝난뒤 전방에서 볼을 빼앗겨 골의 빌미를 제공한 비어호프를 원망했지만 수문장이자 주장으로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세네갈의 살리프 디아오는 지난 6일 덴마크전에서 페널티킥 반칙을 범해 실점요인을 제공한뒤 한 골을 만회했다가 다시 경고로 퇴장당하는 등 팀이 천당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하게 했다. 디아오는 전반 페널티박스안에서 경고를 받아 덴마크의 욘 달 토마손에게 페널티킥골 기회를 줬다가 후반 7분 동점골을 터뜨려 실수를 만회했다. 그러나 후반 35분 무리한 태클로 다시 경고를 받아 퇴장하는 바람에 코칭스태프와 응원단은 가슴을 졸여야 했고 다행히 경기가 무승부로 종료돼 디아오는 가슴을쓸어내려야 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