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 북중미 '허리케인'이 거세게 밀려오고 있다. 지난 5일 미국과 포르투갈의 조별리그 D조 1차전을 끝으로 1라운드를 끝낸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당초 예상했던 '검은 대륙' 아프리카 돌풍 대신 미국과 멕시코,코스타리카 등 북중미의 선전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미국은 5일 수원에서 열린 포르투갈전에서 초반부터 주도권을 장악,강력한 압박을 펼친 끝에 3-2로 승리했다. FIFA랭킹 5위이자 루이스 피구가 이끄는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미국이 제압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다. 이날 미국은 의외로 빠른 스피드와 중원을 주름잡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압박했으며 스타군단 포르투갈은 맥없이 무너졌다. 멕시코가 크로아티아를 제압한 것도 관심을 끄는 대목. 멕시코는 북중미 강호로 군림해 왔으나 지역예선에서 졸전을 거듭한 끝에 어렵게 출전권을 따내 전문가들은 멕시코의 선전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어왔다. 그런 멕시코가 지난 대회 3위팀이자 다보르 슈케르가 버틴 크로아티아를 1-0으로 꺾고 서전을 장식했다. 지난 대회에 이어 돌풍을 일으키겠다던 크로아티아는 멕시코 때문에 16강 진출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몰리게 됐다. 북중미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한 코스타리카도 월드컵 무대에 첫 진출한 중국을 2-0으로 가볍게 제압하며 '카리브의 돌풍'에 합류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트라이커 파울로 완초페를 앞세운 코스타리카의 공격력은 지난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의 전력을 웃돈다는 평가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