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수원에서 벌어진 조별리그 D조 미국-포르투갈전은 72년 월드컵축구대회 역사책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경기가 됐다. 17회째를 맞는 월드컵에서 한 경기에 2골의 자책골이 나온 것은 이 경기가 유일하다. 이날 경기 전반 29분에 미국의 랜던 도노번이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문전으로 올린 공이 포르투갈의 수비수 조르게 코스타의 등에 맞고 굴절,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골은 포르투갈이 무너지는 데 결정적인 분수령이 됐다. 두번째 자책골은 후반 26분 미국 수비수 제프 어구스가 기록했는데 포르투갈 파울레타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올린 볼을 밖으로 걷어낸다는 게 어구스의 발에 빗맞아 빨랫줄처럼 자기 골 그물에 꽂힌 것. 키스 쿠퍼 국제축구연맹(FIFA)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농담' 삼아 "어구스의 골은 (비록 자기 골문으로 들어갔지만) 이번 대회의 가장 멋진 골"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자책골 판정 여부와 관련, 쿠퍼 대변인은 "두 골 모두 원래 공을 찬 도노번이나 파울레타는 슈팅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수비수의 자책골로 인정됐다"며 "도노번은 골이 되자 스스로 어이없어 하는 표정을 지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에서의 자책골은 어구스의 자책골까지 포함해 모두 23골로기록됐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