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5일 포르투갈을 꺽는 파란을 연출함에 따라 한국이 속해있는 D조의 향후 16강구도가 안개속에 휩싸였다. 미국은 이날 경기에서 빠른 공수전환과 날카로운 골결정력을 과시하며 D조 판세를 뒤흔들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에따라 미국팀을 발판으로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짓겠다는 한국팀의 전략수정도 불가피하게 됐다. 미국은 이날 오후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D조예선 경기에서 이번대회 강력한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3-2로 꺽고 한국과 함께 나란히 승점 3점을 챙겼다. 강적 포르투갈을 꺾으며 결코 만만하게 한국의 16강행 제물이 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 미국은 특히 플레이메이커인 클로디오 레이나와 스트라이커 클린트 매시스 등 주력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자기 플레이를 펼쳐 강력한 조1위 후보로까지 떠올라 한국의 16강행 구도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에따라 D조의 향후 판세는 한치앞도 점칠 수 없는 혼전양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1패씩을 떠안은 폴란드와 포르투갈은 각각 미국과 한국전에 사활을 걸어 1승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1승을 먼저 챙긴 한국으로서는 남은 두경기 모두 부담일수 밖에 없다. 한국이 1경기를 이기더라도 16강행을 결정짓지 못할수도 있다. 미국이 폴란드를 이기고 포르투갈이 폴란드와 한국을 연파할 경우 폴란드가 3전전패를 하게 되고 한국,포르투갈,미국이 모두 2승1패가 돼 골득실을 따져야 하기때문이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미국팀은 빠른 스피드와 날카로운 고공패스,정밀한 헤딩슛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해 세계랭킹 5위 포르투갈 팀을 완전히 농락했다. 포르투갈은 몸이 덜풀린듯 경기시작부터 다소 느슨한 경기를 펼치다 전반에만 무려 석점을 내주며 맥없이 무너졌다. 스타플레이어 피구도 이날 이렇다할 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경기 초반 미국이 주도권을 잡게 된 데는 전담 키커로 나선 어니 스튜어트의 정확한 오른발이 한 몫했다. 스튜어트는 경기 시작 3분만에 얻은 코너킥을 정확하게 브라이언 맥브라이드의머리로 날려 골키퍼가 쳐낸 공을 존 오브라이언이 다시 그대로 차 넣어 포르투갈의 골문을 열게 했다. 4분 뒤에는 포르투갈 왼쪽 진영 30m되는 지점에서 감아차 골키퍼가 겨우 막아내는 상황을 연출했고 전반 17분에 얻은 코너킥에서도 쇄도하는 에디 포프의 머리에 연결해 포르투갈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또한 왼발 전담 키커인 제프 어구스도 후반 7분 크로스바를 넘기기는 했지만 프리킥을 위력적인 슈팅으로 연결하는 등 돋보이는 플레이로 승리를 이끌었다. 미국은 이날 장신 수비수인 에디 포프(185cm)와 토니 새네(186cm)의 공격 가담으로 톡톡한 재미를 봤다. 코너킥 등 문전에서의 세트 플레이 상황이면 어김없이 올라오는 이들 수비수는여러차례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