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우승후보 포르투칼이 미국에게 참패를 당하자 포르투칼 축구팬들은 온통 충격에 빠져들었다.

주 포르투칼 대사관의 이창수 참사관은 "수도 리스본 도심에 있는 엑스포 광장 등에서 떼지어 수원 경기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문들은 분노의 울음을 떠뜨리는 등 초상집 분위기"라며 "전국이 침통의 바다에 빠진 것 같다"고 현지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선수들의 힘빠진 플레이와 안토니우 올리베이라 감독의 전술 운용에 대해 질타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참사관은 "전반부터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했는데도 감독이 단조로운 공격패턴을 고수하는 등 기민하게 대처하게 못했다는 게 현지팬들의 반응"이라며 "현지 적응을 외면하고 마카오에서 너무 오래 머문 결과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의 포르투갈전 승리를 처녀 출전한 세네갈이 직전 우승팀이었던 프랑스를 꺾은 대이변에 비유하며 미국팀의 선전을 극찬했다.

5일 오전 5시부터 이 경기를 생중계한 스포츠전문 TV인 ESPN2 해설자는 두 골을 넣은 브라이언 맥브라이드 같은 젊은 선수들의 날카로운 공격이 우승후보인 포르투갈을 침몰시켜 또 한번의 이변을 연출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10일 홈팀인 한국과 힘겨운 2차전을 앞두고 마지막까지 포르투갈에 대한 1점 우위를 지킬 수 있었다는 것은 한국에 대한 선전을 기대하게 만드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치켜세웠다.

ESPN2는 늦잠을 자거나 일찍 출근하는 바람에 경기를 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정규 방송중에 수시로 재방송 계획을 전하면서 국민들의 월드컵 열기를 돋웠다.

지난달 31일 월드컵이 시작된 후 24시간 문을 열고 월드컵 경기를 방영해주고 있는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카페 서머스에는 3백여명이 몰려 경기를 관람하다 미국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거리로 뛰쳐나와 'USA'를 외치면서 춤을 추며 승리를 축하했다.

인근에 산다는 카프로비츠는 "이제 한국을 꺾고 폴란드를 이겨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스포츠지 '중국체육보(中國體育報)'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독일에 0-8이라는 충격적 패배를 당한 것을 언급하면서 "한국이 아시아 축구에 대한 시각을 바꿔놓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신문은 "중국팀의 기량이 한국과 일본에 비해 한수 아래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솔직히 인정한 뒤 "한국과 일본의 장기적 인재 육성과 팀 운영 등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국의 승전보를 알리는 일본 신문들은 '쓰요이(강하다),스고이(굉장하다),스바라시이(멋지다)' 등의 낱말로 도배됐다.

요미우리 신문은 '한국 반세기의 비원,J리그 콤비가 호쾌한 2발 날리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1954년 첫 출장 이래 6대회 15경기만에 아시아의 호랑이가 마침내 비원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한국팀이 마침내 딱딱하게 닫혀있던 월드컵의 무겁고 큰 문을 비틀어 열었다"고 전했다.

교도 통신은 "히딩크 감독 이전의 한국 축구는 중원을 생략한 전근대적인 축구였으나 폴란드전을 통해 공수 균형이 잡힌 훌륭한 축구로 변신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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