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팀이 5일 강적 포르투갈을 상대로 이변을 일으키며 승리해 결코 만만하게 한국의 16강행 제물이 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

미국은 특히 플레이메이커인 클로디오 레이나와 스트라이커 클린트 매시스 등 주력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자기 플레이를 펼쳐 강력한 조1위로 후보로까지 떠올라 한국의 16강행 구도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날 경기를 통해 드러난 미국의 전력을 짚어보며 한국이 10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16강의 환호성을 지르기 위해 준비해야 할 점들을 알아본다.

◇ 스튜어트의 오른발을 조심하라

경기 초반 미국이 주도권을 잡게 된 데는 전담 키커로 나선 어니 스튜어트의 정확한 오른발이 한 몫했다.

스튜어트는 경기 시작 3분만에 얻은 코너킥을 정확하게 브라이언 맥브라이드의 머리로 날려 골키퍼가 쳐낸 공을 존 오브라이언이 다시 그대로 차 넣어 포르투갈의 골문을 열게 했다.

4분 뒤에는 포르투갈 왼쪽 진영 30m되는 지점에서 감아차 골키퍼가 겨우 막아내는 상황을 연출했고 전반 17분에 얻은 코너킥에서도 쇄도하는 에디 포프의 머리에 연결해 포르투갈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또한 왼발 전담 키커인 제프 어구스도 후반 7분 크로스바를 넘기기는 했지만 프리킥을 위력적인 슈팅으로 연결하는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의 발끝이 어느 때보다 매서웠다.

그렇지 않아도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 등에서 세트 플레이 수비에 대한 문제점을 드러냈던 한국으로서는 특단의 준비가 필요하다.

◇ 수비수의 공격 침투를 경계하라

미국은 이날 장신 수비수인 에디 포프(185㎝)와 토니 새네(186㎝)의 공격 가담으로 톡톡한 재미를 봤다.

코너킥 등 문전에서의 세트 플레이 상황이면 어김없이 올라오는 이들 수비수는 여러차례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중앙 수비수 포프는 전반 17분 스튜어트의 코너킥을 배후에서 침투해와 상대 수비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황을 연출했다. 비록 골키퍼가 한 발 빨리 쳐내기는 했지만 한국이 머릿속에 꼭 기억해야할 장면이었다.

또한 승부를 사실상 미국쪽으로 기울게한 3번째 골도 마치 윙플레이어처럼 후방에서 치고 올라온 새네의 센터링에 의해 시작됐다.

루이스 피구를 마크하는 데에 온 힘을 쏟아도 모자랄 새네는 후반 37분 질풍같이 오른쪽 터치라인을 치고 올라가 문전으로 공을 날렸고 브라이언 맥브라이드의 다이빙 헤딩골로 마무리됐다.

◇ `젊은 피'를 경계하라

미국 대표팀이 D조 4개국중 가장 노령화됐다고 하지만 이는 골키퍼와 수비진에 국한된 말이다.

이날 최전방에 선 랜던 도노번(20)과 왼쪽 날개를 맡은 다마커스 비즐리(20)는 이제 갓 스물을 넘겼고 월드컵은 첫 출전이지만 폭발적인 스피드로 포르투갈 문전을 휘저었다.

수비수의 몸에 튕겨 들어간 2번째 골은 차치하고라도 후선에서 찔러주는 패스를 빠르게 돌아나가면서 받아 찬스를 만들며 포르투갈의 수비진을 농락했다.

본선 출전 32개국 선수중 최경량(57㎏)인 비즐리는 `춤추는 사나이'라는 별명답게 왼쪽 터치라인을 따라 빠르게 돌파해 들어가며 포르투갈 수비 허점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상대적으로 스피드가 느린 최진철과 김태영 등 노장 수비수들이 협력 수비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 미국에게도 허점은 있다

미국은 상대를 압도하던 전반에도 여러차례 세트 플레이에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전반 39분 터진 베투의 골도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고 그 전에 비록 빗나갔지만 페티트의 프리킥 상황에서 콘세이상을 놓쳐 노마크로 헤딩슛을 날리게 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그리고 전반 내내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까지 적극적으로 가담하던 미드필드진 이후반 들어 지쳐 수비 가담률이 떨어지자 좌우 측면을 중심으로 포르투갈의 공격 앞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또한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수비수의 실수로 두 골을 내줬던 미국은 이날도 팀내 최고참 수비수인 제프 어구스가 자책골을 기록한 데에서 보듯 노장 수비수의 체력 부담에 따른 후반 집중력 저하도 나타났다.

(수원=연합뉴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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