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포르투갈의 덜미를 잡은 것은 사상 첫 월드컵축구 16강진출을 노리는 한국에게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결과다. 지난 해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에서 프랑스가 호주에 패하는 바람에 한국이 2승1패를 하고도 조 2위에 들지 못했던 아픔이 있었듯 한국이 미국-포르투갈전에서 바란 것은 포르투갈의 승리였다. 이렇게 될 경우 포르투갈과 한국이 승점 3을 확보, 투톱을 구축하고 미국과 폴란드가 승점없이 하위로 내려앉는다. 이어 2차전에서 한국이 미국을, 포르투갈이 폴란드를 각각 꺾어 나란히 16강에 안착한다는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포르투갈이 미국을 얕잡아 보다 뜻밖의 패배를 당하는 바람에 한국은 시나리오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승점을 `6'으로 잡을 경우 포르투갈은 남은 두 게임을 다 잡기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과의 최종전 역시 `느슨한' 플레이를 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10일 미국전에서 16강진출을 위해 사활을 걸어야 됐다. 그러나 한국의 부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이 2차전에서 미국을 이기더라도 16강행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다. 미국이 최종전에서 폴란드를 이기고 한국이 포르투갈에 질 경우 한국, 포르투갈, 미국이 나란히 2승1패가 돼 골득실, 다득점까지 따져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돼 '경우의 수'를 계산해야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포르투갈의 패배는 사상 첫 월드컵 첫 승 달성으로 잠못 이룬 한국을 다시 초긴장속으로 몰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