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5일 자국 월드컵 대표팀이 튀니지를 제물로 삼아 조 1위로 올라선 것에 환호하면서도 팀 전력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TV 방송들은 8년 만에 `꿈의 무대'에 다시 선 러시아팀이 2002한일월드컵축구 H조 예선 첫 경기에서 튀니지를 2-0으로 일축, 16강 진출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방송들은 같은 조에 편성된 벨기에와 일본이 앞서 4일 2-2 무승부를 기록함으로써 러시아가 한층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고 분석했다.

모스크바 중심 마네쉬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과 각 가정 및 직장 등지에서 경기를 지켜본 시민들은 한결 같이 "러시아가 이겨 기쁘다" "앞으로도 잘 할 것으로 믿는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거리의 행인들도 경기 내용을 화제로 얘기를 나누고 서로 덕담을 건네는 등 들뜬 분위기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러시아팀이 이날 유럽에서 꼽은 월드컵 4강 후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졸전을 펼친 것에 우려를 표시하며 앞으로 전도가 그리 밝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대표팀이 과거의 날카로운 공격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고 상대 기습시 번번이 허점을 드러낸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이날 관공서는 물론 모든 직장들에 정상 근무할 것을 지시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무급 휴가를 내고 집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가두마(하원)도 경기가 열리는 동안 전체 회의를 잠시 중단하자는 일부 의원들의 제안을 일축하고 의회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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