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골은 유상철의 동물적인 감각이 만들어냈다. 최전방 공격수 황선홍을 빼고 안정환을 교체투입해 상대를 조여가던 후반 8분. 폴란드 진영 왼쪽 미드필드에서 얻은 프리킥을 김남일이 앞쪽 안정환에게 재빨리 패스하자 상대수비수 하이토가 태클로 저지했다. 하이토의 발에 걸린 공이 다행히 아크 가까이에 있던 유상철에게 연결됐다. 98년 프랑스월드컵대회 벨기에전에서도 천부적인 감각으로 그림같은 골을 넣었던 유상철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수비수 봉크의 태클을 살짝 피하면서 각도를 만든 뒤 2차로 슛을 방해하기 위해 발을 뻗는 바우도흐보다 한 걸음 앞서 오른발 강슛을 터뜨렸다. 볼은 전진수비에 나선 폴란드 골키퍼 예지 두데크의 손에 맞은 뒤 왼쪽 골네트 상단을 세차게 흔들었고 붉은 색으로 뒤덮인 관중석은 스타디움이 떠나갈 듯 요동쳤다. (부산=연합뉴스)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