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공동개최국 일본이 유럽의 '붉은 악마' 벨기에와 무승부를 기록했고 북중미강호 코스타리카는 첫출전한 '만리장성' 중국을 가볍게 넘었다. 일본은 4일 사이타마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H조 첫경기에서 벨기에와 팽팽한 접전을 벌인끝에 2대2로 비겨 아시아의 체면을 지켰다.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처녀 출전해 3전3패 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던 일본은 두번째 출전만에 첫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을 득점없이 끝낸 두팀은 후반들어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골사냥에 나섰다. 첫골은 벨기에의 빌모츠 발끝에서 시작됐다. 빌모츠는 후반 12분 왼편 코너킥으로 올라온 공이 일본 수비발에 걸렸다가 다시 문전으로 흘러온 것을 놓치지 않고 그림같은 오버헤드킥으로 일본 골문 오른쪽 골네트를 갈랐다. 곧바로 반격에 나선 일본은 2분도 지나지 않아 동점골을 끌어냈다. 야나기사와와 함께 투톱으로 벨기에 문전을 노리던 스즈키는 하프라인 부근에서 넘어온 공을 벨기에 수비들이 멍하니 쳐다보는 사이 쏜살같이 달려들며 오른발 슛,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일본은 또 후반 24분 이나모토가 무거운 움직임을 보인 벨기에 수비수 3명을 제치고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침착하게 왼발 슛,경기를 역전시켰다. 그러나 벨기에의 전력도 만만치 않았다. 벨기에의 반데르헤이덴은 후반 30분 문전 왼편에서 얻은 프리킥이 일본 수비수에 걸려 나갔다가 다시 문전으로 들어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일본 골키퍼 나라자키의 키를 살짝 넘기는 왼발 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에앞서 코스타리카는 광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로날드 고메스가 1골,1도움으로 맹활약한 데 힘입어 중국을 2대0으로 제압했다. 코스타리카는 전날 터키를 꺾은 브라질을 골득실차에서 앞서면서 C조 선두에 나섰다. 코스타리카 선제골은 고메스와 파울로 완초페의 '합작품'이었다. 고메스가 아크 부근에서 발뒤꿈치로 살짝 완초페에게 찔러주었고 패스를 받은 완초페의 슈팅이 수비벽에 막혀 흘러나오는 것을 고메스가 왼발 인프론트 킥으로 침착하게 그물에 꽂았다. 코스타리카는 선제골을 넣은뒤 4분만에 추가골을 터뜨렸다. 왼쪽 코너킥을 완초페가 페널티지역 왼쪽에 자리잡고 있던 고메스에게 패스하자 고메스는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골지역 왼쪽에서 문전으로 띄웠고 이를 마우리시오 라이트가 헤딩슛,팀의 두번째 골을 기록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