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월드컵 16강 첫 관문을 통과하기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월드컵 축구 D조 한국과 폴란드전이 열리는 4일 오후 8시30분 부산 월드컵경기장에 4천500만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이날 우리 대표팀이 `부산대첩'에서 폴란드를 제물삼아 16강을 향한 힘찬 진군을 펼치도록 전국 방방곡곡이 붉은 파도와 응원의 함성으로 휘감길 전망이다. 격전지가 될 부산은 물론이고 `원격응원'을 펼칠 서울 대학로와 광화문 등 시내16곳의 길거리 응원장에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묻어나고 있다. ◆ 시민들, 한국팀 첫승 기원 = 시민들은 이날 우리 대표팀의 월드컵 첫 승리와16강 진출이라는 간절한 염원이 이뤄지기를 기원했다. 특히 시민들은 우리 팀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충분히 발휘한다면 동구권의강호 폴란드팀을 충분히 격파할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 `페어 플레이'로 멋진 드라마를 연출해주기를 당부했다. 대학생 김민지(22)양은 "친구들과 대학로에 나가 경기 중계를 지켜볼 예정이다"라며 "우리팀이 잉글랜드와 프랑스전에서 보여준 실력만큼만 발휘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경기"라고 말했다. 회사원 구준회(27)씨는 "일이 많아 회사에서 동료들과 TV중계를 지켜볼 수 밖에없지만 마음은 부산에 가 있다"면서 "우리 팀이 틀림없이 3대1로 승리할 것"이라고장담했다. ◆ `붉은악마' 출정식 = 한국팀 공식 응원단인 `붉은 악마'팀 선발대 100여명은전날 오후 10시30분께 버스 5대에 나눠타고 서울을 출발, 이날 새벽 부산 해운대에서 아침을 맞으며 `필승, 코리아'를 외쳤다. 수도권 지부에서는 이날 오전 9시 회원 200여명이 관광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출발했으며, 부산 지부에서는 동래중학교에 부스를 설치하고 부산원정 응원단을 맞을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폴란드전이 끝난 뒤 서울로 출발할 계획이지만, 우리 대표팀이 승리할 경우 밤새 거리 응원전을 벌이기로 했다. 또 `붉은 악마' 광화문팀은 오후 5시부터 광화문 4거리에 집결, 시민들과 함께어우러져 특유의 다섯박자로 이뤄진 `필승,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전에 들어갔다. 응원팀 박춘성(24)씨는 "붉은 옷과 머플러만 준비하면 누구나 붉은 악마"라며 "오늘 광화문에서 한국팀 승리를 위해 목청이 터지도록 `대한민국 파이팅'을 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F응원단도 전날 집행부와 응원리더 등 20여명이 부산으로 내려갔으며,붉은 악마와 함께 경기장 및 거리 응원전에 나섰다. ◆ 길거리 응원장 긴장감 = 시내 16곳 길거리 응원장에는 이날 한국팀 공식 응원단인 `붉은 악마'를 포함해 7만여명의 시민이 응원에 나섰다.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는 붉은 악마와 시민 1만5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국팀의 첫 승리를 기원했다. 이날 새벽 3시부터 대학로 양방향 전차로 차량통행이 통제된 가운데 아날 낮 마로니에 공원에 가로 12m.세로 7m의 대형 전광판이 설치됐고, 붉은 악마의 응원과함께 윤도현 밴드와 안치환 등의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졌다. 한국-폴란드전을 수시간 앞둔 이날 정오부터 '붉은 악마' 응원단들이 속속 집결했고, 시민들에게 붉은 T셔츠를 무료로 나눠줘 경기 시작시간이 다가올수록 대학로주변은 온통 붉은 색 물결로 넘실댔다. 상암동 월드컵공원내 서울플라자에서도 이날 오후 3시께 2천여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어 폴란드전 승리 예감에 들떴고, 군악대 퍼레이드, 축구체험마당, 전통체험마당, 페이스페인팅, `이기고 돌아오라'를 슬로건으로 한 월드컵 응원전 `붐 붐 KOREA'축제를 벌였다. 이밖에 잠실야구장과 한강시민공원, 장충체육관 등에서도 승리를 향한 응원의함성이 메아리쳤다. ◆ 기차.비행기 표 매진 = 이에앞서 시민들의 마음은 이날 오전부터 이미 부산으로 향했다.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출발하는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의 좌석은 이날 오전에 이미모두 매진됐었으며, 새마을호도 오후들어 매진상태를 보였다. 항공기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대한항공의 경우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부산행좌석이 매진됐으며, 아시아나 항공도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모두 팔린 상태다. 고속버스의 경우에는 오전까지는 표를 구할 수 있었으나, 오후들어서는 `하늘의별따기'처럼 어려웠다. 전날 브라질-터키전에서도 항공기.기차 표가 매진되자 고속버스로 한꺼번에 몰려 당일 대부분의 표가 매진됐기 때문이다. ◆ 직장.학교서도 월드컵 열기 = 전국의 회사와 학원, 대학가에서도 응원과 내기 등 월드컵 열기가 뜨거웠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이날 오후 6시 전까지 모든 일을 끝내고 퇴근했고, 영업직이 많은 일부 직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설렘 속에 오늘을 손꼽아 온 직장인들은 동료들과 어울려 한국-폴란드전에 대한나름대로의 분석과 전망을 내세우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소프트웨어업체 직원 김용선(32)씨는 "한국전을 보려면 서둘러 일을 처리해야하는데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면서 "휴게실에서 동료라도 만나면 온통 축구 이야기뿐이며, 상사들도 모른체 하고 지나가는 눈치"라고 말했다. 또 동창회나 친목회 등 저녁 모임이 잡힌 직장인들은 식당 등의 예약을 취소하고 아예 대형전광판이 설치된 야외에서 함께 `붉은 악마'가 돼 응원하는 것으로 모임을 대신하기로 했다. 대학가에서도 건국대 등 여러 학교들이 이날 교정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 지역주민들과 응원 한마당을 펼치기로 했다. 이날 경기가 오후 늦게 치러진 탓에 휴교나 단축수업을 하는 학교는 부산지역을제외하고 거의 없었지만 교사들은 하루종일 들뜬 분위기의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을하느라 애를 먹었다. 유한공고는 '한국전이 있는 날에는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등교해도 좋다'는 학교측의 방침에 따라 전교생 840여명중 과반수 이상이 교복대신 '붉은악마' 티셔츠나대표팀 유니폼 등을 입고 수업을 받았다. 또 전날 전교생이 설악산으로 수련회를 떠난 명일여중은 수련회장에서 대형TV를준비, 응원을 하기로 했다. 한양대는 아예 이날부터 오는 14일 한국-포르투갈전까지를 '월드컵 문화제' 기간으로 잡아서 풋살(미니축구)대회.태극기 페이스 페인팅.'한일 월드컵' 5행시 짓기등의 행사를 벌이다가 경기가 시작되면 총학생회 주최로 교내 광장에서 단체로 관람하면서 이 학교 '루터스' 응원단과 함께 응원전을 펼쳤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