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 겟 투게더 나우'(Let's get together now:이제 함께 갑시다)라는 노래 제목은 한국인과 일본인이 마음을 열고 공감할 수 있는 키워드입니다." 2002 FIFA 한·일 월드컵 공식 로컬주제가 '렛츠 겟 투게더 나우'를 작곡한 일본의 가와구치 다이스케(27)는 3일 "노래를 통해 한·일관계의 새 장을 여는 데 참여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3월 일본에 첫선을 보인 '렛츠 겟 투게더 나우'는 소니뮤직에서 한·일 공동프로젝트로 제작한 곡으로 한국의 박정현과 브라운 아이즈,일본의 케미스트리와 소웰루로 구성된 '보이스 오브 코리아/재팬'이 불렀다. 가와구치는 "월드컵이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만큼 동양적인 멜로디를 사용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에 어울리는 곡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며 "'아리랑'을 들으며 한국 리듬에 대한 감각을 익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와구치가 공식주제가를 만든 것은 지난해 10월. 일본의 인기그룹이자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케미스트리의 싱글앨범 작업에 참여했던 그에게 어느 날 소니뮤직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한국에서 음반 관련 회의가 있는데 같이 가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그는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 "미국에서 중학교를 다녀 영어가 능통하기 때문에 통역 자격으로 가는 거라고만 생각했죠.일본으로 돌아온 뒤 그쪽에서 공식 주제가를 만들어보지 않겠느냐고 제의해 와 깜짝 놀랐습니다." 그 자리에서 작곡 제의를 수락한 가와구치는 열흘 만에 곡을 탄생시켰다.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에 큰 관심이 없었던 가와구치에게 한국 음악은 '충격'이었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 왔을 때 명동의 한 음반가게에 들어가 한국가수 CD를 20장 정도 사서 들어봤다"며 "실력이 하나같이 뛰어나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월드컵송을 만들면서 가와구치는 한·일관계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이번 월드컵은 한·일 양국이 새로운 첫 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확신에 찬 대답을 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