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48년동안 염원해온 월드컵 본선 1승과나아가 16강 진출을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4일 저녁 8시30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02한일월드컵축구 본선 조별리그 D조 첫 경기에서 동유럽의 강호 폴란드와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이 경기에서 한국이 승리하면 지금까지 5차례 본선에 나서고도 이루지 못했던 1승을 달성하게 될 뿐 아니라 포르투갈에 이은 조2위 싸움에 절대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82년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뒤 86년 대회 이후 본선 무대에서 사라졌다가 16년만에 복귀한 폴란드도 옛 영광 재현을 위해 총력전을 펼 태세여서 이날 경기는 이번대회 최대의 격전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경주에서 마무리 훈련을 실시해온 한국 선수단은 3일 오후 결전의 땅 부산으로 이동, 1시간20여분 동안 최종 점검을 마쳤다. 온 국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1년 5개월동안 비지땀을 흘려 온 태극전사들은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는 홈팬들 앞에 큼지막한 선물을 풀어놓겠다는 다짐이다. 히딩크 감독의 조련으로 후반 이후에 급격히 떨어지던 체력은 이제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왔고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수를 압박하는 수비는 최근 열린 평가전에서 세계 최정상급 잉글랜드와 프랑스를 상대로 효력을 발휘했다. 이영표의 부상으로 다소 차질을 빚었으나 한국은 황선홍-박지성-설기현을 공격전방에 내세워 느린 폴란드 수비진을 헤집는다는 복안이다. 유상철-김남일-송종국-이을용을 허리에 세운 한국은 홍명보-김태영-최진철 등스리백으로 폴란드가 자랑하는 올리사데베를 묶어 기필코 1승을 따낸다는 각오다. 한국의 첫 월드컵 본선 1승을 위한 12번째 선수 '붉은 악마' 등 응원단도 출격준비를 마쳤다. 예지 엥겔 폴란드 감독이 '두렵다'고 표현한 한국의 응원단은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뿐 아니라 서울 광화문, 부산역 광장, 대구 국채보상기념공원, 인천 문학플라자 등 전국 각지에서 대형 전광판 단체관람을 통해 한국의 1승을 기원한다. 한국과 폴란드의 운명적 결전을 관람하려는 열기도 뜨거워 3일 밤부터 전국에서수천명의 축구팬이 현장판매될 입장권을 사기위해 부산으로 몰려들어 경기장 주변이밤새 북새통을 이뤘다. 한편 이날 광주와 일본 사이타마에서는 중국과 일본 등 월드컵 1승을 갈망하는동아시아 국가가 일제히 첫 경기에 나선다. 중국은 중미의 신예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월드컵 본선 첫 출전에서 1승을 낚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고 한국과 함께 공동개최국이면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해 선수단을 조련해온 공통점을 갖고 있는 일본도 '붉은 악마'의 원조격인 벨기에와 한판대결을 벌인다. (부산=연합뉴스)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