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이 일어날까? 5일 오후 3시30분 고베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러시아-튀니지전은 절대 강자도,절대 약자도 없는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H조의 두번째 경기다. 하지만 예측 불허의 일본-벨기에전과 달리 러시아의 압도적 우세를 점치는 전문가가 대부분이다. 외견상으로 8년만에 유럽예선을 통과한 러시아가 2회 연속이자 통산 3번째 본선에 오른 튀니지에 맞서는 형국이지만 승부의 추는 러시아 쪽으로 기울어진지 오래다. 러시아는 적어도 유럽에서 만큼은 한일월드컵 4강 후보로 통하는 막강 전력. 이번에 출전한 선수들이 '66잉글랜드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옛 영광 재현을 위해 러시아축구계 `대부' 올레크 로만체프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있고 블라디미르 베스차스트니흐가 이끄는 공격진도 활화산같은 화력을 자랑한다. 위치를 가리지 않고 뿜어대는 미드필더 알렉산드르 모스토보이의 중거리포와 2선에서의 자로잰 듯 정확한 송곳 패스도 `붉은 제국' 재건에 나선 러시아의 힘이다. 수비 또한 물샐틈이 없다. 센터백 오놉코를 축으로 한 포백수비는 수문장 니그마툴린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유럽예선 10경기에서 5골만 내줬다. 이에 반해 `카르타고의 독수리' 튀니지는 월드컵 개막을 코앞에 두고 겨우 팀분위기를 추스를 만큼 자중지란의 연속이다. 아프리카 지역예선과 최종예선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던 튀니지이지만 최근들어서는 이긴 경기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날개가 꺾였다. 지난 3월 앙리 미셸 감독이 아프리카네이션스컵 부진으로 경질돼 전술 체계가흐트러졌고 선수단 사기도 여전히 바닥. 이 때문에 튀니지는 일본과 벨기에가 조 2위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하는 `제물'이 됐다. 그러나 공은 둥근 법. 러시아는 탄탄한 조직력과 힘의 축구를 앞세워 대량득점을 하려 들겠지만 튀니지는 져도 아쉬울 게 없기에 마음을 비우고 달려들 경우 흐름이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튀니지가 과감한 중앙돌파와 롱패스를 앞세운 러시아의 선 굵은 공격 루트를 적절한 압박으로 차단하고 스트라이커 자지리-셀리미-바야의 역습이 주효한다면 의외의 결과도 나올 수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