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의 '성실맨' 이영표(안양)가 본선을 눈앞에 두고 예기치 않게 찾아온 불운에 눈물을 삼키고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 부터 대표팀의 왼쪽 윙백으로 낙점받았던 이영표는 지난1일 훈련중 차두리와 충돌, 왼쪽 종아리 근육을 심하게 다쳐 4일 폴란드와의 월드컵조별리그 첫 경기에 결장하게 된데다 오는 10일 미국과의 2차전에도 출장이 불투명해졌다. 히딩크 감독이 3일 외신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미드필드의 키플레이어이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선수가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고 토로했을만큼 그의 부상은팀 전력에도 적지 않은 손실이 됐지만 꿈의 무대를 학수고대해온 본인이 느낄 충격은 쉽게 짐작하기 힘들다. 이영표는 부상이 심각한 수준임에도 불구, 의료진에게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서 경기출전에 대해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마라토너에 버금가는 체력에다 대표팀내에서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의 성실함을 인정받았던 이영표는 지난해 1월 히딩크 감독이 부임한 이후 발목을 다친 10월 대구전지훈련때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대표팀을 지켜왔다. 대표팀에서 한동안 자신의 포지션인 왼쪽 윙백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됐던 이영표는 특기인 과감한 드리블 능력을 숨긴 채 감독이 원하는 안정된 플레이로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무난히 해냈다. 지난 3월말 터키전과 4월말 중국전을 계기로 자신이 바라던 왼쪽 윙백자리를 되찾은 이영표는 최근 열린 강팀들과의 평가전에서 수비와 미드필드를 가리지 않고 활약을 펼쳐 선배 이을용(부천)과의 주전경쟁에서 한 발짝 앞선 가운데 꿈의 무대를 기다리고 있던 터였다. 또한 지난달 서귀포에서 가진 선수단 인터뷰에서 "본선무대에서 포르투갈의 세계적인 미드필더 루이스 피구와 멋지게 대결해고 싶다"며 "이번 월드컵을 발판으로꿈꾸던 유럽무대에 도전하겠다"고 자신만만해 했었던 그였지만 불운은 예기치 않게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나머지 선수들이 부산으로 이동한 가운데 경주캠프에 남아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이영표가 빠르게 회복, "엔트리 교체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은 히딩크 감독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팬들은 성원하고 있다. (경주=연합뉴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