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중국이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첫 출격하는 6월4일을 `아시아의 날'로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아시아 대륙에서 처음 개최되는 월드컵에서 같은 날 나란히 첫 경기를 갖게된 동아시아 3개국이 이날 월드컵 첫승 신고를 노리고 있는 것. 이날 공동 개최국인 한국, 일본과 월드컵에 첫 출전한 중국이 모두 승리하게 된다면 독일에 0-8로 참패한 사우디아라비아가 구겨버린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우며 새천년 첫 월드컵을 아시아의 잔치로 만들 수 있다. 이들 3개국중 승패가 엇갈릴 경우 승리한 나라는 아시아의 영웅으로 떠 오르겠지만 패한 나라는 남은 2경기에서 어려운 싸움을 이어가야해 서로간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 출격 준비를 마치고 결전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한.일.중 3개국은 이전 대회까지 단 한번을 제외하고 개최 대륙에서 우승국이 나왔던 전통이 자신들의 월드컵 첫승으로 이어지는 행운도 기대하고 있다. 54년 스위스대회에서 데뷔한 이후 지난 프랑스대회까지 5차례나 본선에 올라 4무10패에 그친 한국은 이날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질 예선 D조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첫 승에 도전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체계적인 훈련으로 체력과 전술을 업그레이드한 한국은 설기현-황선홍-박지성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로 폴란드 수비의 조직력을 흔드는데 승부를 걸 예정이다. 특히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 유니폼을 벗는 황선홍은 조국의 월드컵 첫 승을 자신의 힘으로 얻어내겠다는 각오여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예선 H조에 속한 일본은 사이타마월드컵경기장에서 벨기에와 첫 경기를 갖는다. 월드컵에 처음 출전했던 지난 프랑스대회에서 3패만 기록했던 일본은 일찌감치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을 영입해 이번 대회를 준비해왔고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지난 25일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겨 상당히 고무된 상태다. 월드컵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일본 국민은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상대를 만나게 된 만큼 자국의 월드컵 첫승은 물론 16강 진출까지 확신하고 있는 분위기다. `16강 진출 청부사'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을 앞세워 사상 처음 본선무대를 밟은 중국도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코스타리카전에서 월드컵 첫승 사냥에 나선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 `유럽 강호' 터키와 함께 C조에 편성된 중국은 경쟁국들중 가장 만만한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첫승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서울.요코하마=연합뉴스)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