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과 일본 양국 월드컵 경기장에서 잇따라 발생한 관중석의 무더기 공석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31일 개막전에서 3천5백여석이 텅 빈데 이어 1일 일본에서도 무더기 공석사태가 빚어지면서 FIFA(국제축구연맹) 입장권 판매 대행사인 영국 바이롬사의 티켓 판매에 상당한 허점이 있었음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바이롬사가 이미 매진됐다고 발표된 경기에서 또 다시 무더기로 빈 자리가 나오는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개막식의 경우 바이롬사측이 미처 판매하지 못했다고 해 반납한 1만여장의 입장권을 긴급 판매에 나서 모두 팔았음에도 약 3천5백석이 빈자리로 남은채 진행됐다. 또 1일 일본 니가타경기장에서 열린 아일랜드-카메룬전과 삿포로에서 열린 독일-사우디아라비아전의 경우 일찌감치 매진된 것으로 발표됐으나 두 경기장에서 무려 1만9천석이나 비었다. 이와 관련,FIFA와 양국 월드컵조직위원회가 2일 진상조사에 착수했으나 바이롬측이 제대로 판매자료를 제공치 않아 원인을 찾아내는데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문제점은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의 주요 수입원인 입장권 판매에서 막대한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것. 입장권 판매 수입은 전액 한일 양국 조직위위원회가 갖게 되며,대행업체인 바이롬사는 해외판매분에 한해 판매 수수료만 갖도록 돼 있다. 조직위는 국내 32경기 입장권(1백42만2천8백41석)이 모두 팔렸을 경우 2천1백억원을 벌어들인다. 이는 조직위 수입금 전체의 40%에 해당하는 액수다. 개막식때처럼 장당 30만원 하는 3천석이 비었을 경우 8억여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문제는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관중석 공석 사태가 추가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직위는 현황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아무런 대책을 세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일본 조직위는 2일 잉글랜드와 스웨덴전 해외 판매분이 남자 당일 판매를 금지하는 FIFA 방침을 무시하고 인터넷을 통해 당일 판매하는 결정을 내려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