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게 할까, 막을까, 아니면 같이 어울려 응원이나 할까".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가 막을 올려 세계인의 이목이 한 경기 한 경기에쏠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계에서는 직원들의 관심을 `업무'가 아닌 `월드컵'에 빼앗겨 자칫 근무기강이 느슨해지지 않을까 부심하고 있다. 반면 월드컵을 세계인의 축제로 끌어올리기 위해 온 국민이 나서 붐을 조성하고있는 마당에 "TV 시청 등으로 근무를 태만히 할 경우 엄정하게 조치한다"는 둥의 엄포성 지시도 내리기 어려운 상황. 따라서 TV 시청 등을 원칙적으로는 막되 사실상 눈감아 주는 등 서로 `봐도 못본척' 하는 방법, 경기관람권을 다량 확보해 직원들을 직접 경기장에 보내는 방법,임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응원전을 벌이는 방법 등 업체별 대응도 각양각색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일 미국전을 제외한 우리 팀의 두 경기가 모두저녁시간대여서 업무에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미국전을 사내에서 TV로시청하는 것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쉼없이 돌아가야 하는 반도체라인 등 생산현장에서의 TV 시청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드컵 공식스폰서인 현대.기아차는 근무는 철저히 하되 경기관람권 1만5천장을생산현장 등에 `풀어' 월드컵 붐 조성에 앞장서고 직원 사기를 올려주기로 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에만 4천여장을 배정하는 등 8천장을 나눠줄 예정이며 기아차도 7천여명을 경기장에 보내 월드컵 열기를 해갈시켜 줄 계획이다. LG상사는 각 부서에 비치된 TV는 근무시간 중 켤 수 없다는 평소 원칙을 그대로적용하되 이를 회사가 다시 재천명하거나 반대로 TV 시청을 허용한다고 공식화할 필요는 없다는 반응. 따라서 "TV를 보고 못보고는 `우리 부서장님 재량'에 달려 있다"고 회사 직원은귀띔했다. 효성은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 공덕동 본사 지하1층 강당을 활용, 한국팀경기를 대형 스크린으로 함께 시청하면서 응원도 하고 단합도 꾀하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 임직원들도 4일 본점 대강당에 모여 한국-폴란드전을 대형 멀티비전으로 시청하기로 했고 신한은행은 같은 경기를 68개 지점 직원과 650여 거래기업 임직원들이 인근 대형 호프집 등을 빌려 어울려 보면서 점수나 첫골 선수 알아맞히기 등의 이벤트를 벌이도록 할 방침이다. 웅진식품은 역시 같은 날 사장 등 전 임직원이 영화 `취화선'을 관람한 뒤 대형스크린이 설치된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응원전을 펴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비행시간에 한국전이 열리면 기내 방송을 통해 승무원이 골득실상황을 실시간 중계방송해 주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