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중국인의 염원을 안고 월드컵에 처녀출전한 중국 대표팀의 `해외파'들이 풍부한 경험에 기대어 월드컵 첫승을 노리고 있다. 중국 해외파의 맏형은 2001년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수비수 판즈이(33.상하이 선화). 지난 98년 중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크리스털팰리스와 100만파운드(약 20억원)에 계약한 판즈이는 팀이 자체 선정하는 `이달의 선수'에 3번이나선정되는 등 뛰어난 활약을 펼친끝에 지난해 10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던디로 이적했다. 지금은 고향으로 돌아와 선화팀에 임대된 판즈이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나란히한 경험을 앞세워 `체력은 좋지만 안정감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중국대표팀의 수비진을 조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역시 잉글랜드 맨체스터시티에서 뛰고 있는 수비수 쑨지하이(25)도 월드컵 첫승을 노리는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선수다. 지난 98년 판즈이와 함께 크리스털팰리스와 계약한 뒤 유럽축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음해 중국으로 돌아온 쑨지하이는 탄탄한 수비와 함께 뛰어난 스피드로 공격에 가담하는 능력을 변함없이 과시, 다시 잉글랜드 무대로 옮겨갔다. 쑨지하이는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코스타리카의 스트라이커 파울로 완초페(맨체스터시티)를 원천봉쇄, 팀에 첫승의 영광을 안겨줄 것이라는 각오다. 중국 대표팀의 주장 마밍위(32.스촨 촨싱)는 `왼발의 달인'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를 경험한 미드필더. 한국의 안정환이 뛰고 있는 페루자에 지난 2000년 입단했으나 5개월동안 출장하지 못한채 귀국 보따리를 싸는 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 마밍위는 이번 월드컵에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고 다시 한번 유럽에 진출하겠다는 다짐이다. 스트라이커 양천(28.프랑크푸르트)은 팀 공격수중 유일한 해외파로 중국팬들의기대를 받고 있다. 중국 올림픽대표팀 출신으로 강력한 헤딩슛이 주무기인 양천은 독일에서 활약하면서 경기를 전체적으로 보는 능력이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10대시절 축구선진국 브라질에서 조기유학을 한 경험이 있는 리웨이펑(24.선천 핑안)과 리톄(25.랴오닝 보다)도 넓은 의미의 해외파 선수들. 밀루티노비치 감독으로부터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리톄는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우스햄튼과 네덜란드 아약스로부터 각각 러브콜을 받았지만 해외진출을 월드컵 이후로 미뤘다. 공격가담력이 좋은 수비수 리웨이펑도 월드컵에서 좋은 인상을 남긴 뒤 이탈리아나 잉글랜드로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중국의 해외파들이 13억 중국의 자존심을 어느정도 세워줄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월드컵의 재미가 될 것이다. (서귀포=연합뉴스)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