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리아 반도의 스페인과 유고슬라비아에서 분리독립된 슬로베니아는 나란히 유럽대륙에 속하지만 축구 스타일은 크게 달라 남미식기술축구와 유럽 특유의 조직력이 장점이다. 2일 오후 8시30분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스페인-슬로베니아의 B조 예선리그 1차전은 양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어서 서로 결승이라고 마음먹고 총력전을 전개한다는 각오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세계랭킹 8위인 스페인이 한 수 위로 여겨지지만 유럽 예선을 어렵게 뚫고 처음 본선에 진출한 슬로베니아는 파워와 패기가 돋보이는 다크호스다. 스페인으로선 `1차전 징크스'를 깨뜨려야 하는 부담도 있다. 전통적 축구 강호인 스페인은 1950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단 한번도 1차전에서 이기지 못한 징크스를갖고 있다. 개성 강한 선수들을 강력한 카리스마로 이끌고 있는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감독은 그동안 스페인이 고수했던 4-4-2 포메이션 대신 수비를 강화한 4-3-2-1 시스템이나 4-4-1-1 포메이션을 구상중이다. 반면 체력이 뛰어난 슬로베니아의 슈레치코 카타네츠 감독은 허리를 두텁게 만든 3-5-2 시스템으로 미드필드에서 주도권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양팀의 키플레이어는 골잡이 라울 곤살레스(레알 마드리드)와 즐라트코 자호비치(벤피카). 라울은 지네딘 지단과 루이스 피구, 호베르투 카를루스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즐비한 레알 마드리드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중인 `천재 골잡이'로 최근 끝난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소속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때문에 슬로베니아 수비수들이 라울을 이중, 삼중으로 둘러쌀 것은 뻔한 이치.라울이 막힌다면 '데포르티보의 쌍두마차' 디에고 트리스탄과 카를레스 발레론이 슬로베니아의 허점을 파고들 전망이다. 패기에 넘치는 슬로베니아는 자호비치가 팀의 운명을 쥐고 있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된 자호비치는 플레이메이커이자 골잡이로 전력의 핵심이다. 유럽2000 예선에서 슬로베니아가 기록한 12골 중 9골을 몰아넣은 자호비치는 본선에서 3골을 터뜨려 일약 스타로 발돋움했고 이번 월드컵 예선 8경기에서도 4골을기록했다. 다만 슬로베니아는 공격수 믈라덴 루도냐(포츠머스)와 공격형 미드필더 밀렌코아치모비치(토튼햄)가 최근 사소한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는 것이 문제다. 그럼에도 잉글랜드와 독일, 벨기에 등에서 활약중인 선수들로 구성된 슬로베니아가 지난 유로 2000에서 스페인에게 1-2로 패한 것을 설욕할 수 있을 지, 스페인이월드컵 '1차전 징크스'를 깨트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예상 베스트 11 =스페인= =슬로베니아= ┏━━━━━━━━━━━━━━━━━━┳━━━━━━━━━━━━━━━━━┓ ┃ ┃ ┃ ┃ 후안프란 데페드로 ┃ 자호비치 ┃ ┃ ┃ 노바크 크나브스 ┃ ┣━┓ ┃ 오르테르츠 ┏━┫ ┃카┃ 나달 발레론 ┃ ┃시┃ ┃시┃ 라울 트리스탄 ┃ 체흐 갈리치 ┃메┃ ┃아┃ ┃ 루도냐 ┃우┃ ┃스┃ 이에로 바라하 ┃ 카리치 ┃노┃ ┃ ┃ ┃ ┃비┃ ┣━┛ ┃ ┃치┃ ┃ 엔리케 ┃ 파블린 밀리노비치┗━┫ ┃ 푸욜 ┃ ┃ ┃ ┃ ┃ ┗━━━━━━━━━━━━━━━━━━┻━━━━━━━━━━━━━━━━━┛ (울산=연합뉴스)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