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죽음의 전쟁'은 시작된다. 유력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 축구종가 잉글랜드, `슈퍼 이글스' 나이지리아, `북유럽의 맹주' 스웨덴이 한 데 엉킨 F조는 2002한일월드컵축구 최대의 격전지. 객관적 전력상 8강이상까지 가능한 이들 4팀이 2일 오후 2시30분 가시마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을 시작으로 16강 티켓을 향한 사투에들어간다. 밤에는 잉글랜드와 스웨덴이 사이타마에서 격돌, 프랑스-세네갈 개막전으로 점화된 월드컵 열기를 전 세계로 확산시킨다. 현재 F조에서 살아남을 팀으로는 일단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가 꼽히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에르난 크레스포-아리엘 오르테가-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의 `삼각편대'가 버틴 강력한 우승후보이고, `골든보이' 마이클 오언을 최전방에 앞세운 잉글랜드는 데이비드 베컴이 왼발등뼈 골절상에서 회복, 막판 전열에 가세함으로써 종가재건에 다시 탄력이 붙었다. 그러나 공은 둥글고 운명은 야속한 법. 잉글랜드는 물론 86년 멕시코대회 우승 이후 최강 전력이라는 아르헨티나도 이변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F조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것은 무엇보다 전력 외에 변수가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지난 34년간 잉글랜드에 단 한번도 지지 않는 `천적'으로 군림하고 있고, 아르헨티나는 지난 90년 카메룬과의 이탈리아대회 개막전에서 역대 최고령 로저밀러에게 통한의 헤딩골을 허용, 0-1로 무너진 경험이 있다. 여기에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경우 포클랜드전쟁을 치른 데다 마라도나의 `신의 손' 파문과 베컴의 퇴장 논란 등 월드컵 때마다 크고 작은 싸움을 벌인 견원지간이다. 이처럼 악연이 얼키고 설킨 탓에 F조는 2일 첫 판 결과가 16강의 향방을 좌우할공산이 크다. 7일 삿포로의 맞대결을 앞둔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가 모두 이기면 16강으로 순항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반대로 두 팀이 비기거나 지기라도 한다면 마지막 골득실까지 따지는 피말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