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구연(球宴)'이자 21세기 첫 축구 제전인 2002 한.일 월드컵 대회 개막식과 프랑스-세네갈의 첫 경기가 열린 31일 저녁 전국곳곳에서는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60억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 열기와 감동을 느끼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10만여명의 시민과 외국인들은 상암월드컵 경기장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상암월드컵 경기장 옆에 마련된 월드컵공원 내 평화공원에는 개막식 1시간을 앞둔 오후 6시부터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 개막식 시작될 무렵에는 2만여명이 몰려들면서 임시무대 주변 80m 반경까지 운집했다. 개막식이 시작된 이후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야외무대에서 지하철 6호선 월드컵 경기장역까지 300m까지 시민들의 `월드컵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가랑비가 내린데도 불구하고, 질서정연하게 임시무대에 설치된 가로 6m.세로 4m 크기의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생중계되는 개막식과 첫 경기를 지켜보는성숙한 질서의식을 보였다. 대형화면을 통해 화려한 개막식 공연의 막이 오르자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열광했으며, 김대중 대통령이 월드컵 개막을 선언하자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러 시민들은 기립박수와 함께 환호를 질렀다. 또 서울 광화문 4거리와 월드컵 공원내 평화의 공원,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한강 시민공원 등 시내 5곳에 설치된 옥외 전광판 주변에도 월드컵 개막식을 보러나온시민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가득찼다. 3개의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광화문 4거리에는 인도와 지하도 계단 등에서 개막전 경기가 열리기 전인 오후 7시부터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 경기 시작 무렵에는3천여명이 모였고, 전반 중반에는 4천명까지 늘어났다.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울산 문수축구장 옆 호반광장 등지에도 수천여명의관람객들이 모여들어 개막전을 감상하며 둘레 70㎝, 무게 450g인 월드컵 공인구(球)`피버노버 제전'에 동참했다. 이밖에 서울 종로구 명륜동 `맥주골목'과 신촌, 인사동, 대학로 등지의 생맥주전문점과 먹자골목 등에서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월드컵 개막식을 보며 맥주를 즐기는 시민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개막 첫 경기인 프랑스-세네갈전이 열리는 동안 월드컵 공원내 평화공원에서는세계 최강 프랑스팀보다 과거 프랑스의 속국이자 FIFA랭킹 42위인 세네갈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아 눈길을 모았다. 특히 세네갈팀이 한.일 월드컵 첫 골이자 승리골을 터트리자 시민들은 `세네갈'을 연호하고 주위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약자를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친구 3명과 함께 입국한 프랑스인 테르지 귀낭(27)씨는 "프랑스가 세네갈에 지다니 믿을 수 없다"면서 "지네딘 지단이 뛰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다"고 망연자실해했다. 한편 이날 저녁 시내 곳곳에서는 차량 `홀짝제'에 이어 TV를 통해 월드컵 개막식과 프랑스-세네갈 첫 경기를 보려고 서둘러 귀가한 시민들로 시내 곳곳의 도로는뻥뚫리는 등 한산한 모습이었다. 또 강남 반포와 잠실, 상계동 등 아파트 밀집지역과 주택가에서는 TV를 시청하느라 불이 환하게 켜져 `불야성'을 이뤘고, 경기중 득점찬스가 펼쳐질 때마다 함성소리로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등 월드컵 열기가 밤하늘에 가득 퍼졌다. (서울=연합뉴스)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