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언론은 한.일 월드컵 개막에 앞서 월드컵 관련 기사를 크게 다루며 월드컵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열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공동 개최국인 일본의 언론들은 월드컵 뉴스를 일제히 빅뉴스로 다루며 서울의 열기를 생생히 전달했다. 또 프랑스 언론은 세네갈과의 개막전에서 1-0으로 패하자 실망과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1-0으로 꺾은 이변을 연출한 세네갈은 온 국민들이 승리가 확정된 뒤 주요 도로를 점령한 채 축제를 벌였다. 조일환 주 세네갈 대사는 31일 세네갈의 승리가 확정된 뒤 "세계 최강 프랑스를 꺾은 기쁨이 거리마다 물결치고 있다"면서 "TV 생중계가 끝나자 시민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와 주요 거리는 마비된 상태"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세네갈 국기를 온몸에 두르거나 국기를 흔들며 거리를 활보하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부둥켜 안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특히 전반 30분 파프 부바 디오프가 프랑스 골문을 흔드는 '기적의 골'을 성공시키자 TV 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세네갈, 세네갈'을 외치는 소리가 전국에 메아리쳤다고 조 대사는 전했다. ○…프랑스의 RTL 라디오는 '지단이 재채기를 하면 팀 전체가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프랑스 앵포 라디오는 프랑스팀이 전반전에서 여러 번 골을 기록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을 아쉬워하며 세네갈 팀의 수비력을 높이 평가했다. TF1 TV는 아시아대륙에서 처음 개최되는 월드컵 대회는 프랑스의 불운으로 개막됐다고 평가했다. ○…일본 언론은 월드컵대회 개막 행사가 화려하면서도 짜임새 있게 꾸며졌다고 찬사를 보냈다. NHK TV 해설자로 출연한 오카다 전 일본대표팀 감독은 이렇게 멋진 개막행사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일 두 나라가 역사교과서 문제 등 외교 현안을 안고 있지만 올림픽에 버금가는 국제적 이벤트를 공동 개최함으로써 새로운 양국관계 구축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USA투데이는 지난 30일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월드컵 2002' 특집기사를 스포츠면 10면 전면을 할애해 집중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이날 1면에 "월드컵 경기 시작으로 세계가 멈춰섰다"며 "프랑스 골잡이 지네딘 지단의 한국전 부상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기사를 1면 머리에서 밀어냈다"고 전했다. ○…독일 일간지 베를리너 차이퉁은 한국 축구 대표팀의 리베로 홍명보가 '아시아의 베켄바워'로 불릴 정도로 한국 축구의 희망이자 대들보로 인정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거스 히딩크 한국팀 감독이 침착한 성격에 겸양의 미덕까지 갖춘 홍 선수를 중용하고 있다고 전하고 이번 월드컵에서 홍 선수는 히딩크 감독이 보유한 '가장 확실한 병기'라고 평가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파리=강혜구 특파원.고성연 기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