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있었다' 2002한일월드컵의 개막축포가 '테랑가 사자'의 발끝에서 터졌다. 월드컵 처녀 출전국인 세네갈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월드컵 개막전에서 전대회 우승국 프랑스를 1대0으로 꺾고 신흥 축구 강국의 세계무대 등장을 만천하에 알렸다. 전반 30분. 세네갈의 부바 디오프는 '연쇄 살인범' 엘 하지 디우프가 왼쪽 깊숙히 파고들며 띄워준 골을 받아 상대 골문으로 밀어넣으며 월드컵 21세기 첫 골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단이 부상으로 빠진 프랑스는 이날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쳤음에도 '아트 사커'의 진면모를 보이지 못하고 결국 '검은 사자'의 거센 도전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한편 오후 7시30분부터 '동방으로부터'란 주제로 펼쳐진 개막행사에서는 IMT-2000 등 첨단정보기술을 이용, 동양적 어울림(相生)으로 재구성한 한국 전통문화를 세계에 전파했다. 지구촌 각지에서 찾아온 손님들을 환영하는 축하무용과 취타대공연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이 개막을 선언하자 6만5천 좌석을 가득 채운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감동과 환희의 물결로 넘쳤다. 특히 관중들의 손에서 손으로 옮겨진 커다란 '어울림천'이 날줄과 씨줄로 엮여지자 동양적 화합과 어울림의 대향연은 절정을 이뤘다. 개막식에는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를 비롯한 국가수반들과 르노, 알리안츠, 유에스스틸 등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